시선

초록을 찾아서

by 정온

청은 남에서 나와

쪽보다 더 푸르다 하였는데

그럼 초록은 어디서 왔을까


이글대듯 멀뚱히 서 있는 햇살에게

그 연유를 물어본다


묻지도 않은 바람이

당연한 듯

자기는 모른다며

더운 한숨만 내쉰다


혹시 노랑에서 시작되었을까

초록에게 물었다

곁에 있던 노랑이 느닷없이 말한다


“나는 혼자 익어가는 중이라

내가 어디서 왔는지는 알지 못하니

대신, 바람에게 물어보라 한다”


그러자

뜨거운 숨을 내쉬던 바람이

곁에 와서 말하길


지금은

습기를 가득 담아 힘이 쇠하고

세상을 돌고 돌아

그마저도 버겁다


초록을 보려면

뚝방 옆 논에

익어가는 벼를 보란다


자전거를 타다 멈추고

둑에 홀로 앉아서는

초록은 노랑이고

노랑은 초록이 되는 세상을 바라본다


무심코

어린 시절이 떠올라

초록은 어디서 왔냐고

뙤약볕 햇살에게

다시금 물어보니


당돌하게도

채움으로 영글어 가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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