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감정 [명사]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감정을 드러내는 게 좋을까요, 숨기는 게 좋을까요?

이 질문을 받으면 감정 탓에 일어났던 그동안의 크고 작은 충돌이 떠오른다.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더니 상대방에게 상처를 줘버렸고, 감정을 숨겼더니 오랫동안 속병이 났다. 감정은 타인을 위해야 할지 자신을 위해야 할지.

어느 날,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에 그동안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던 솔직한 감정들을 털어놓았다. 나의 진심을 알게 된 친구는 깜짝 놀랄 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다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는데? 네 표정에서 다 느껴지던걸.

감정은 자의적으로 통제 가능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탄생하여 표정이라는 수단을 통해 아주 조금씩이라도 표출된다. 그러니 감정은 본래 나의 것이고, 타인을 위해 형성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감정을 숨기려는 이유도 자세히 생각해보면, 나를 위한 것이다. 나쁜 사람이 되기 싫기 때문이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대게 사건의 책임을 지게 되거나 예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지기 쉽다. 착한 사람콤플렉스에 쉽게 걸리는 우리는 감정을 숨기려 한다. 그러니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감정을 숨긴다면, 난 그냥 드러내 버리라고 권유하고 싶다. 타인에게 착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착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

예의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갖춰졌다고 생각하면 내 감정을 드러내자. 그리고 나쁜 사람이 되면 뭐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