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원하든 원치 않든 마음먹고 계획한 이상 The day는 오기 마련이다.
팀명 : 호보그레이트져니
팀원 : 김대원, 정대원
팀명은 정대원의 자전거(이탈리아 치넬리-호보)와 김대원의 자전거(대만 자이언트 - 그레이트 져니) 명을 단순히 가져다 붙이고 의미를 부여했다. 씩씩하고 힘차게 걸음이란 뜻과 함께 일본어로는 거의란 의미로 쓰이는 호보(ほぼ)와, 이름만으로도 이미 가슴 설레는 그레이트져니(Great journey)를 합쳐 여러 번 읽다보니 귀에 익는듯했다. 거의 엄청난 여행! 완벽한 건 세상에 없음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100일 동안 어떠한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이겨내자는 의미로 충분한 팀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간 : 100일
코스 :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케냐 나이로비까지
여행수단 : 자전거, 기차, 히치하이킹 등
팀 호보그레이트져니는 케이프타운에서 나이로비까지 이동하기 위해 100일이라는 시간을 두었다. 아프리카 여행에 일정한 시간을 둔 이유는 목표한 기간 내 계획한 바를 이룸으로써 보다 큰 성취감을 얻고자 함이었다. 사실 고백하건대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서른이란 나이가 경제활동을 멈추고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는 압박감으로부터 스스로가 타협한 시간이었다. 아프리카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는 동안 사자를 만나 목숨을 잃는 것보다 돌아와 다시 적지 않은 나이로 취직활동과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서른, 나이 탓을 하기에는 아직 인생 선배님 들이 너무나 많은 나이가 아닌가.
이번 프로젝트를 계획하던 중 할 수 있을까? 위험하지는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상당한 시간을 괴롭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100일 안에 도착하기 위해 존재하는 정보를 모으고 하루하루 이동 계획을 세웠다. 청사진이 뚜렷해질수록 두려움에 반항할 수 있었다.
각 나라별로 하루하루 이동 루트를 계획했다. 그리고 호기롭게 회사 프린터와 비품으로 제본했다. 정대원과 함께 멋지게 사표를 쓰고 회사를 나왔다. 우리가 한 이 행동이 잘한 짓인지 못한 짓인지 지금의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확실한 건 심장이 뛰고 얼굴에 핏빛이 도는 듯했다. 설렘인가 보다. "그래 역사가 판단하겠지!" 말도 안 되는 자기 위안을 하며 3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등지고 멋지게 백수가 됐다.
5일 뒤. 마침내 팀 호보그레이트져니, 김대원과 정대원은 야생의 나라로 가기 위한 The day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