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지만 하지 않는 것
관찰한 결과, 모두의 밤은 같은 밤이 아니다.
모두의 야근도 같은 야근이 아니다.
겸허히 야근을 받아들이는 사람
어쩌면 야근을 즐기는 사람
남아서 뭐 하나 궁금한 사람
애초에 야근할 각오로 업무시간에도 천천히 일하는 사람
등등
나는 굳이 따지자면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인데, 반드시 기한 내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만 야근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야근 싫어 병'에 걸려있다.
모든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업무시간에 열심히 일하는 것이 기본이겠지만, 취미 부자인 나는 조금 더 칼퇴가 절실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쳐내는 칼퇴를 위한 습관들을 하나씩 소개해보려 한다.
뭐, 특별한 팁은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하지만 그 뻔한 것을 의외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을 꽤 목격해서 굳이 글로 적어보려 한다.
칼퇴를 위해서는 습관화된 체계가 필요하다.
머뭇대고 고민할 시간을 애초에 줄이는 거다.
그 체계의 시작은 '정리와 순서의 세팅값 설정'이다.
이것이 어쩌면 모든 직장 생활을 관통하는 진리일지도.
기억에는 수많은 서랍들이 있어서, 열어보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연 단위로 업무의 흐름을 적어보자.
큰 덩어리들이 보인다.
월 단위로 반복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적어보자.
일상 업무가 보인다.
매달 반복하는 일이 있다면, 아까도 말했듯 나를, 내 기억력을 믿지 말고, 모든 달에 꼭 적어라.
누구나 다 하는 것 같지만, 정말 알면서도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항상 하는 건데 바보 같이 깜빡했어."
당장은 하지 못하는 추후에 해야 할 일도 그 미래의 대략적인 날짜에 포스트잇으로 메모하자.
'내가 언제 이런 걸 적어놨냐. 과거의 나, 기특하군.' 할 때가 분명히 온다.
그다음은 하루 단위로 정리하자.
아침에 제일 먼저 달력을 확인한 후, [오늘의 할 일(To do list)]을 적는 습관을 들이자.
사소한 일들까지 다 적는 것이 포인트이다. 큰 일을 하다 보면 사소한 일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야 하는 물건, 누군가에게 전달해야 할 메모 등 죄다 적자.
절실한 칼퇴러에게는 '뭐가 먼저였더라?'라고 생각할 시간이 없다.
나는 보통 가장 별거 아닌 일로 워밍업을 한다.
1. 가장 별거 아닌, 아주 금방 해치울 수 있는 일
2. 정말 중요하거나 기한이 임박한 일
2-1. 빨리 해치울 수 있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다음의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정말 집중해서 빨리 해치운다.
3. 아직 기한은 조금 있지만, 하기 싫은 일
내 순서는 이렇다.
그리고 기한이 임박한 일이 없으면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한다.
하기 싫은 일을 미루면 고통을 지연시킬 뿐이다.
빨리 해서 치워버리고 기분 좋게 있는 편이 낫다.
미루는 것도 습관이다. 그냥 하자. 어차피 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지만... 게임이라고 생각해 보자.
오늘도 퀘스트가 수두룩하군.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시원하게 줄 찍찍 그어서 지워버리자.
짜릿한 쾌감, 마지막 한 줄이 지워지는 순간의 해방감은...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다.
자유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