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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무화과 창업 일기 26

동네 책방 탐방 : 무화과한입(제주 제주시)

by 도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가족 여행이지만 틈틈이 제주 책방들을 방문하려 애썼고 그 결과로 총 다섯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공항 근처에 아독방 다음으로 가보고 싶었던 책방이 있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향했다.
책방 이름만 들어도 이유가 짐작 갈 것이다.

무화과한입.

책방과 카페에 무화과라는 이름으로 이미 운영하고 계신 사장님은 어떤 분일까. 무척 뵙고 싶었다.

들어가기 전 소박한 담에 소박한 간판부터,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공간까지 무화과한입은 들어서는 순간 고된 여행자의 마음을 놓이게 한다.

다른 손님들이 많아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내부 역시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이다.

카페 메뉴로는 무화과크림라떼를 주문했는데 공간처럼 사장님을 꼭 닮았다.
따스하고 편안하고 향기로웠다.

아름다운 통창 앞에 홀로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의 행복한 마음이 전해져 오기에 바쁜 여행객 입장에서 질투도 났다.

한켠에는 제주어르신그림책학교에서 낸 어르신 그림책 여러 권 진열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가슴 뭉클해져 가며 제주 방언에 빠져가며 읽었다.

무화과가 좋아서 이름 지었다며 포근히 웃으시는 사장님.
예비 책방지기라고 하니 응원과 참고할만한 제주의 다른 책방 추천도 챙겨주셨다.

제주에 도착해 커피 한잔 하며 한숨 돌릴 수 있는 곳.
그리고 오길 참 잘했다 말할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 드러누운 채로 고객들을 맞는 느긋한 고양이들은 덤이다.

이런 아늑한 공간은 애써야 하는 것일까, 애쓰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어느 정도의 애씀이 적당한 것일까?

무화과한입이 내게 남긴 기분 좋은 숙제.
덕분에 기분 좋게 제주도에서의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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