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과 부산북앤컨텐츠페어
바빴지만 힘이 나는 주말을 보냈다.
토요일 오전에는 검사소에 출근해 검사를 돕고, 샤워 후 오후에는 올해 10주년을 맞는 독서 모임에 나갔다.
무화과 이름을 딴 책방을 준비한다는 동생을 위해 무화과를 가져온 언니, 여행 다녀올 때마다 자꾸 챙겨 오는 언니, 아름답게 정돈된 집을 기꺼이 내어주는 언니,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면서 발수건까지 준비해 오는 언니.
만나도 만나도 배울 점 많고 소중하고 고마운 인연들!
저녁은 부산으로 향하는 차 속에서 보냈다.
전에 쑬딴쓰북카페에 방문했을 때 쑬딴님께서 부산북앤컨텐츠페어에 참여하신다는 이야기를 사모님께 전해 듣고 숙소를 예약했었다.
다음날 벡스코에서 드디어 만나 뵌 쑬딴님은 귀한 조언들과 응원을 아낌없이 주셨다.
쑬딴님과 매니저분의 긍정적인 에너지도 담뿍 받았다.
이번 북페어는 책방 준비를 하면서는 처음 방문한 대형 책행사였다.
확실히 이전과 다르게 매대의 진열방식이나 책을 소개하는 방식 등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집을 샀다 책방을 하겠다고]에서 머물다가게 사장님께서 독립출판물 책을 구입하기 위해 행사에서 만났던 작가님들에게 전화를 돌리셨다던 부분도 문득 떠올랐다.
그 필요를 이번 페어의 현장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동네책방의 서가는 책방지기의 그런 발품들과 애씀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새삼 선배 책방지기님들이 존경스럽다.
작가님들과 출판사 사장님들의 '힘들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보이는 눈빛과 열정들에서도 많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벡스코에서 나온 뒤늦은 점심과 후식은 큰딸의 검색으로 해결했다.
부산에 왔으면 돼지국밥을 먹어야한다는 큰딸의 주장을 받들어 수육까지 곁들여 신나게 해결하고, 큰딸이 찾은 동백섬의 베이커리 카페에 들러 디저트 배도 채웠다.
큰딸이 찾은 곳은 보리에 베이커리 앤 델리였는데, 냅킨의 패턴형식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즉석에서 냅킨 뒷면에 피코북스의 문양도 디자인해 보았다.
쓱쓱쓱 그렸는데 꽤 마음에 들어서 깔끔하게 디자인해 책 도장으로 만들어보기로!
바빴던 주말이 지는 노을과 함께 마무리된다.
이 먼 곳까지 불평 없이 함께 해준 남편과 아이들이 정말 고맙다.
감사한 일들이 가득한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