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을 쥐는 법 : 연재를 마치며

by 도라

초보 운전자의 시선은 앞유리와 백미러, 사이드미러를 정신없이 오가고, 발은 브레이크와 엑셀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차를 몰던 때의 기억이다. 무엇보다도 그때를 떠올리면 손이 저려온다.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운전하는 내내 손으로 핸들을 힘껏 쥐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어를 P단으로 이동하고 시동을 끈 후 허옇게 질려 있던 손바닥을 기억한다.


첫 브런치북을 연재하는 내내 나는 그 손바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해도 힘이 잔뜩 들어가 버리는 기분. 마사지를 받을 때, 운동을 할 때, 힘을 빼야 할 때 빼지 못해 당혹스러웠던 그런 기분. 그런 기분들과 싸우며 글을 써나가며 내가 얼마나 모자란 글쓴이인지, 얼마나 불완전하고 서투른 글쓴이인지를 새삼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핸들을 꼭 쥐던 버릇은 어느샌가 사라졌다. 매일 아이들을 등하교시키고, 출퇴근길 운전을 하는 동안 사라졌다. 언젠가부터는 운전을 하면서 간단한 간식도 먹을 수 있었고, 고속도로도, 먼 길도 혼자서 운전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가 내게 아직 그렇게 편하지 못한 이유는 글쓰기가 내게 아직 완전한 일상이 아니어서 일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나를 몰랐다. 보여주고 싶은 것과 보여주기 싫은 것, 진정한 내 모습과 거짓된 내 모습,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 그런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더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러기에 글쓰기라는 삽이 내겐 가장 적절한 도구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계속 더 파헤쳐지고 또 쌓아지기를 반복해야 한다. 누가 묻지도, 요구하지도 않아도 글쓰기는 내 삶의 과업 중 하나로 지속해야 한다.


연재를 하며 때로 짜릿했고, 좌절했고, 행복했고, 슬프고, 또 기뻤다. 앞으로 출퇴근길 운전하듯이 글쓰기를 하겠노라고 다짐한다. 그 글들이 쌓여 일상에 스며들면, 글을 쓰는 손에도 힘이 덜해질 것이다. 그래서 읽는 이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써내고 싶다. 그런 다짐을 하며 첫 연재를 마무리한다.



그동안 서툰 글 읽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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