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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겨울왕국 설연휴

1권을 마무리하는 글

by 스토리밤
베라의 V와 눈펭귄

2025년 설연휴는 눈이 정말 많이 와서 새하얀 겨울왕국이었다.


어른들은 많은 눈으로 귀성길, 제설작업 등으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베라와 방톨 우리 아이들은 강아지들처럼 눈을 보고, 만지고 눈밭에서 뒹굴며 연휴 내내 신나게 놀았다.


시댁과 친정과의 만남이 끝난 연휴 마지막 날.

공원에서 남편과 같이 신난 아이들을 보며 나도 잠시 동심에 젖어 아이들과 깔깔거리며 눈싸움에 동참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첫째 베라가 식탁에 앉아서 낮에 눈놀이 하던 생각이 났는지 나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말했다.


“나 엄마가 우리와 눈싸움하는 거 처음 봤어!"


“그래?”


“응. 엄마는 눈놀이하러 같이 나가도 지켜보기만 했잖아.”


누나의 말에 방톨이 신이 난 목소리로 한 마디 거들었다.


"다 같이 놀아서 눈놀이 너무 재미있었어."


나는 그저 천방지축 아이들이 눈 길에 혹시 미끄러지거나 다칠까 봐 마음 편하게 있지 못하고 아이들을 주의 깊게 살폈던 거 같은데. 아이의 기억에 나는 같이 눈놀이하러 나가도 가만히 아이들만 지켜보는 엄마였었나 보다.


나는 아무런 대답 없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들과 같이 나갔던 눈 내린 바깥은 눈이 소복소복 쌓여서 온 세상이 포근한 이불에 감싸진 것처럼 보였다. 무엇이든 따뜻하게 감싸 안아줄 거 같은 이불.


그래서 아이들이 미끄러질까 다칠까 걱정했던 긴장했던 마음이 나도 모르게 잠시 무장해제되어 눈을 같이 던지고 아이들과 같이 깔깔거렸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음이 평온해졌었다.


아이들에게 너무 어른 같은 모습만 보이려고 내가 애썼나 싶기도 했다.


결국 나도 나이만 먹었을 뿐 마음 한 구석에는 아직 아이가 있는 것을.


나는 창문 바깥을 바라보았다. 하얀 눈발이 공중에서 소리없이 춤추고 있었다.

그런 눈이 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 거 같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빌었다.


2025년 나를 포함하여 남편 과니, 베라, 방톨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요.




2025년 설 연휴가 지났네요.

봐주시는 모든 분들 청사해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요.

우여곡절 끝에 '열매가족 남매육아 4D체험' 1권을 마무리합니다.

연휴라고 같이 게으름을 피웠는데 다음 주부터 '열매가족 남매육아 4D체험' 2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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