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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라잉 Jan 23. 2024

부어라 마셔라? 아니죠, MZ는 '믹솔로지' 해요!

섞어라, 더 맛있어지도록!


"믹솔로지(Mixology) : 다양한 술과 음료 등을 혼합하여 만드는 칵테일, 혹은 그런 기법"



ⓒ pixabay


대한민국은 지금 믹솔로지 열풍입니다. 코로나 이후 시작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의 유행으로 도수가 높은 술 보다는 저도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이와 더불어 취하려고 마시는 기존의 술자리 문화에서 벗어나 '맛있는 술'을 찾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어 믹솔로지는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특히 위스키에 탄산음료를 섞어 만드는 하이볼은 간단한 재료로 집에서 만들어 마시기에도 좋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몇 년 전에 방송 '나혼자 산다'에서 얼그레이 하이볼이 소개되면서 '하이볼 붐'이 크게 불기도 했죠. 그 수요에 발맞춰 하이볼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다양한 맛의 토닉워터가 출시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만들어 마실 필요도 없이 구매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캔 형태의 RTD(Ready To Drink) 하이볼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는 짐빔의 짐빔하이볼과 롯데칠성음료의 솔의눈 하이볼이 있죠.

진로토닉 홍차, 짐빔 하이볼, 솔의눈 하이볼


 
하이트 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주류 대기업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믹솔로지 트렌드에 빠르게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CU는 지난 10월 세계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손석호 바텐더와 협업해 RTD 칵테일을 출시했고, 롯데백화점에서도 위스키 팝업 매장을 운영했었죠. 이렇게 업계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이유는 실제로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와 RTD 하이볼이 속한 기타주류 품목의 매출이 해마다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미 주류시장에서 와인과 막걸리를 제쳤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인기죠?

그렇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믹솔로지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여러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게 되면 내가 원하는 도수와 맛으로, 취향에 맞게 술을 마실 수 있어요. 따로 마셨을 때와는 또다른 맛의 술을 마실 수 있죠. 게다가 이런 저런 재료들을 조합하며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되기도 해요. 게다가 형형색색의 음료와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낸 칵테일은 예쁜 비주얼로 인기를 얻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트렌드로 자리잡은 믹솔로지,
맛있고 분위기 좋게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을 소개할게요.
바로 오늘 칵테일 한 잔 어떠세요?




<INDEX>
1) 서사가 담긴 칵테일 스페이스, 공간
2) 음료+음식+계절 = ?, 참제철
3) 지속 가능한 내일을 향한 한 잔, 제스트
4) 서울에서 즐기는 타치노미(立ち飲み), 키보




공간 | 서사가 담긴 칵테일 스페이스

모든 순간이 예술적 감상인 공간


공간, 'connected circle'


at 공간
"서울 북촌 안국동에 위치한 위스키 바 '공간'은 마치 한편의 시를 읽는 듯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요. 전통적인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탄생한 이곳은 북촌 골목길의 정서와 어우러져 모던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선사하죠. 통창으로 이루어진 중정을 통해 사시사철 살아숨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감상할 수도 있고, 자연광이 가득하여 그 특유의 따스함도 아주 매력적이에요. 무릇 바(bar)라고 하면 ‘어두움’이라는 형용사가 떠오르곤 하는데, '공간'은 한옥 내부에 고요함과 조명이 어우러져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조성해요. 전통 소재를 활용한 칵테일과 플레이팅 역시 독특한 맛과 아름다움으로 그 자체가 예술작품처럼 느껴지죠. 각각의 칵테일에 고요한 한국의 감성을 섬세하게 풀어내었는데, ‘옛날 진달래 뒤에 꿀을 먹던 느낌을 살려 만든 칵테일’과 같은 설명 속에서 마치 그 장면에 녹아든 듯한 맛이 그려졌어요. 깊은 스토리가 담겨있는 칵테일, 고객은 선택의 즐거움을 맛보며 믹솔로지의 신세계를 경험하죠. 오랜 친구와 나누는 대화처럼 바텐더님과 즐기는 스몰토크는 위스키 한 모금의 경험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고요. 눈이 올 때도, 빗방울이 떨어질 때도, 맑은 햇살이 드리울 때도 언제나 참 좋을 ‘공간’이었어요."


@gong_gan_anguk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66-4 1층
영업시간 화~일 16:00~02:00
인스타그램 @gong_gan_anguk



참제철 | 음료+음식+계절 = ?

세계 최고 바텐더의 9평 짜리 실험실


참제철, 'Paloma in season', 'Moscow Mule in season'

 
at 참제철
“근사하지 않나요? 춘하추동(春夏秋冬)을 오감으로 맛볼 수 있는 실험실이라니! 서촌의 대명사 ‘바 참(전통주 칵테일)’과 ‘바 뽐(과일주 칵테일)’에 이은 세 번째 공간, ‘참제철(제철 음식 칵테일)’입니다. 매장에 발을 들이면, 아마 생각보다 협소한 공간에 놀라실 거예요. 하지만 이런 협소함은 곧 집중적인 고객관리를 가능케 하지요!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온도의 스몰토크와 서비스 제공. 이를 통한 라포(rapport)형성이 충성고객 확보의 비결 아닐까요? 게다가 이 작은 실험실의 과제는 그야말로 도전적이에요. 보통 믹솔로지하면 술과 음료를 섞은 형태를 상상하는데, ‘참제철’은 술과 제철 음식의 조합을 보여줘요. 믹솔로지 문화의 확장이라고도 볼 수 있죠. 제가 마신 칵테일은 무려 겨울 별미인 배추를 담근 데킬라와 고추장 시럽, 말린 김치가 들어갔답니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메뉴라 다음 시즌의 라인업도 궁금해졌어요. 여기에 사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을 더한다면? 저희, 이곳에 믹스(mix)될 수밖에요. 별다른 홍보 없이 단골들의 버즈마케팅만으로도 이만큼의 인기를 얻었다는데 .. 확실히 일리가 있네요!”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 133-10 4층
영업시간 화~일 19:00~02:00
인스타그램 @chaminseason



제스트 | 지속 가능한 내일을 향한 한 잔

환경을 생각한 철학이 담긴 칵테일


제스트, 'city bee's knees'


at 제스트
“2023년 월드 베스트 바 18위에 선정된 '제스트'에 다녀왔어요. 제스트는 이름부터 '제로 웨이스트'의 준말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그야말로 '착한 칵테일 바'입니다. 그 일환으로 모든 탄산음료를 직접 제조하고요, 직원 유니폼, 메뉴판, 핸드워시까지도 친환경적으로 제조하여 사용 중이에요. 칵테일을 주문하면 그 한 잔에 담긴 재료와 의미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요, 듣다보면 '제스트'의 취지에 자연스레 공감하게 돼요. 서울에서 만든 도시 양봉 꿀, 남양주의 로컬 농장에서 직접 따온 허브, 업사이클 한 재료로 만든 리큐어를 사용한 한 잔. 이렇게 환경도, 맛도 보장된 칵테일이라니, 당장 방문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맛있게 칵테일을 마시고 있으면 친절하게 이것저것 신경 써주시는 직원분들도 제스트만의 매력이랍니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5길 26 하늘빌딩 1층
영업시간 월~금 18:30~02:00 / 토~일 15:00~02:00
인스타그램 @zest.seoul




키보 | 서울에서 즐기는 타치노미(立ち飲み)

MZ 혼술러들의 현대판 옹달샘



at 키보
”가끔 그럴 때 있잖아요. ‘딱 한 잔’만 하고 싶을 때. 진득하게 앉아서 마시는 것보다는, 목만 축이고 싶은 거죠.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보다 ‘맛있는’ 술을 선호하는 MZ세대에게는, 다양하고, 달콤한 한 잔이 필요해요. 이런 MZ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 바로 ‘키보’입니다. 정말 이름대로 ‘선술집, 서서 먹는 술집’입니다. 이런 타치노미 형태의 술집인 키보에서는 단시간에 먹을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 외부의 간섭을 받고 싶지 않아하는 혼술러들에게 매우 제격인 곳이죠. 서서 먹기 때문에 비교적 식당 체류시간도 적어, 빠른 회전율을 도모할 수 있는 점도 매우 전략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어요. 테이블 단가가 낮기 때문에 술을 한잔이라도 더 팔기 위해서 일부러 간을 쎄게 한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키보에서는 갖가지 주류를 제공하고 있는데, 짐빔 하이볼부터 키보에서 직접 만든 수이진 시리즈, 그리고 칵테일과 시원한 맥주까지. 달달하고 상큼한 믹솔로지를 경험하고 싶다면, 자몽 수이진 하이볼과 우메슈(메실) 사와를 빠뜨릴 수 없죠. 게다가 키보에서만 즐길 수 있는 쇼맥은 향기로운 쇼츄(소주)와 시원한 맥주를 섞은 시크릿 메뉴랍니다. 옹기종기 모여 잠깐 들렸다가 목만 축이고 가는 옹달샘처럼, 키보에서는 긴 하루를 끝낸 현대인들이 잠깐 들려 각자만의 스타일대로 시원한 한 잔을 들이켜고 있었어요. 바쁜 사회인들의 유일한 옹달샘인 키보에서의 한 잔이, 그들의 소소한 ‘키보’(=きぼう: 희망)가 아닐까 싶네요.”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0길 17 지층
영업시간 월~금 16:00~23:00 / 토~일 15:00~23:00
인스타그램 @keebo.co




트렌드 맛집에서 지식을 뽐내고 싶다면

@frying_trying


다음 주엔 어떤 걸

푸라잉(frying, food trend trying)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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