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에서 하나의 '문화'로!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향수의 힘은 상상을 초월해요. 현재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촌캉스(농촌+바캉스)’와 ‘할미룩(할머니스러운 패션)’, 그리고 ‘필름카메라’ 유행. 모두 그들이 ‘겪어보지 못한 과거의 문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녀요. 그리고 이러한 점은 소비 경험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죠. 즉, 자신이 직접 경험한 문화가 아니기에 재해석의 과정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것이에요. 국내의 여러 시장은 이러한 트렌드에 편승해 여러 가지 제품을 내놓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외식업계, 말 그대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중이랍니다!
대표적으로 ‘약과’는 할매니얼 트렌드의 첫 성공주자로 자리했어요. 실제로 유명 약과 브랜드인 ‘장인약과’는 약과 수백 팩이 무려 3초 만에 품절되어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케 했죠. 이러한 파급력에 식품∙유통 업계도 앞다투어 각종 신상품을 출시했어요. CJ올리브영이 출시한 벌꿀약과, CU와 인기 카페의 콜라보 제품인 약과 쿠키에 이어 더벤티의 약과 드링크까지. 기성세대가 아닌 신세대를 타겟한 ‘핀셋 마케팅’의 일환으로, 약과를 새롭게 해석해서 내놓은 것이지요. 이제 약과는 더 이상 제사상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명절음식이 아니에요. 우리 곁에서 쉽게 접할 수 일상의 음식으로 탈바꿈했답니다.
첫 주자를 뒤이어, 흑임자와 쑥, 팥 등 우리 고유의 전통 재료를 사용한 뉴트로(Newtro) 디저트는 줄줄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어요. 유행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건재한 할매니얼 푸드. 전통 음식의 재해석을 통해 낮춘 진입 장벽에, MZ세대가 넘어왔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답니다. 이제 ‘할매니얼’은 번쩍하는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게다가 올해의 핵심 키워드인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건강을 즐겁게 관리함)와도 맞물려 한층 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요.
식음료 매장도 이러한 MZ세대의 새로운 놀이 문화에 주목했어요. 2030이 ‘빠질 수밖에 없도록’ 구성한 메뉴, 공간, 그리고 경험까지.
과연 그들은 얼마나 트렌디하게 풀어냈을까요?
<INDEX>
1) 꼬수운 원물 맛 그대로, 미니마이즈
2) 라이프 스타일에 전통 한 숟갈, 내자상회
3) 강남 한복판에서 만난 k-디저트, 한과와락
4) 온 세대가 좋아하는 영양 간식, 금옥당
at 미니마이즈
“쑥, 고구마, 단호박, 흑임자… 이런 재료들은 기본적으로 고소한 맛이 강해서 왠지 살이 안 찔 거 같은 느낌이잖아요. 맵고 자극적이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할매 입맛 저격하는 디저트들이 대부분 고칼로리·고과당·고지방 등 3고(高) 식품이라고 해요. 더욱이 한식 디저트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걸로도 잘 알려져 있죠. 방심하고 먹었다가 다이어트는 또다시 내일부터… ‘레트로가 아닌 뉴트로라면 조금 더 영리해야겠죠?’ 미니마이즈는 밀가루와 글루텐 없이, 오롯이 국내산 재료들로 꾸덕하고 진한 치즈케이크와 쌀푸딩을 만들어요. 강하게 느껴지는 원물 맛이 이곳만의 특징이죠. GI 지수가 낮은 코코넛 슈가로 당 걱정도 낮추다니… 다이어터들의 입터짐 방지템으로도 참 유명하던데! 과연 21세기 디저트다운 *영리한 맛의 복고(retro)*네요.”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32길 21 2층
영업시간 월~일 12:00~20:00 (주말 21:00 마감)
인스타그램 @minimize_seoul
at 내자상회
“가게에 들어선 순간, ‘경계의 붕괴’를 경험했어요. 예스러운 한옥과 조화되는 모던한 통창 인테리어에서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테이블 사이 군데군데 위치한 잡화 판매대에서는 카페와 편집숍의 경계가. 그리고 동양의 식재료인 쑥의 쌉싸름함과 서양의 향신료인 바닐라의 달콤함에선 동서양의 경계가 사라졌죠. 결국 한 지붕 아래에서 모호해지는 경계선들은, 전통의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긴장감을 풀어줘요. 바로 이때 ‘내자상회’는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위한 키친웨어 중심의 생활잡화를 내밉니다. 카페를 단순히 ‘커피 마시는 곳’이 아닌, 그 이상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젊은 세대에게 있어 이만큼 달콤한 제안이 또 있을까요. 조선시대의 궁중 생필품 담당 관서인 ‘내자시’에서 브랜딩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름값 톡톡히 하네요!”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10길 3 1층
영업시간 월~일 10:00~22:00
인스타그램 @naeja_and_co
at 한과와락
“보통 전통 한과라고 하면 조금 올드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도심 한가운데에, 인스타 감성 충만한 공간에서 먹는 거라면 좀 다를지도요? ‘한과와락'은 직접 만드는 다양한 수제 한과를 파는 카페예요. 전통식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가지각색의 떡 케이크와 개성 주악부터, 여러 가지 한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한상’ 메뉴도 있어요. 보기에도 좋고 남녀노소 좋아할 맛이라 그런지 포장 수요도 많고, 외국인에게도 인기예요. 공간 자체도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인 데다가 곳곳에 세심한 배려와 센스가 돋보여요. 차를 마시는 분들을 위해 따뜻한 물이 담긴 커피포트를 배치해 두고, 담요도 곳곳에 있답니다. 한국인이라면 참을 수 없는 좌식 좌석과 테라스 자리도 있어서 한과와 함께 분위기 내기에 딱이죠. 현생에 지친 현대인에게 건강하고 달콤한 한과와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한과와락’이라는 공간은 디저트 카페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소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4길 31-5
영업시간 화~일 11:30~22:00
인스타그램 @hgwr_official
at 금옥당
“양갱이라고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아하시는 영양 간식이잖아요. 근데 우리 할머니보다 언니가 더 좋아해요. ‘양갱’이라고 하면 마트에서 파는 ‘연양갱’밖에 떠오르지 않던 판국에, 새롭게 떠오르는 양갱 브랜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금옥당’이겠지요. 곱게 갈아진 고운 앙금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향, 그리고 부드러운 식감. 이는 금옥당이 식자재 본연의 향과 식감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설탕과 한천의 함유량을 줄여서 개발했다고 해요. 달콤한 디저트 시장 안에서 달지 않은 양갱을 판다는 것은 꽤 모험적이었지만, 금옥당은 팥뿐만 아니라 흑임자, 밀크티, 라즈베리 등 MZ세대에게 익숙한 재료로 양갱을 만들어 SNS에 하루가 다르게 입소문을 타게 됐죠. 맛은 물론이고, 감각적인 패키지와 현대적인 공간이 MZ 사이에서 ‘인스타각’을 만들어내며 별다른 홍보 없이도 동네 핫플이 되었답니다. 양갱 집이라고 하면 분명 중장년층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웬걸, 커플, 부부, 가족 등 남녀노소 모두가 이 ‘양갱’ 하나로 금옥당에 모여있더라고요.”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2 1층
영업시간 월~일 11: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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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ying_tr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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