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업무분장이 필요한가?

대표님을 위한 인사(HR)

이전 글(9. 업무분장)에 연결되는 글입니다.


세편에 걸쳐서 조금 더 자세히 업무분장을 다루는 시리즈의 1편입니다.

1편 : 업무분장이 필요한가? (현재글)

2편 : 심플한 업무분장

3편 : 직원도 대표님도 만족하는 업무분장



누가 뭘했는지, 뭘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

"회계는 누가 담당하죠?"

“지난달엔 OO대리님이 했었죠.”
“세금신고는 대표님이 하셨던 거 아닌가요?”

이런 대화,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직원 수가 적은 20인 이하 중소기업에서는 업무가 명확히 나뉘지 않고, ‘누가 뭐 하는지’가 모호한 상태로 일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서화는 말할 것도 없고, 말로도 정리가 안 돼 있는 경우도 빈번하죠. 이 상태로 사업을 계속하다 보면 발생하는 현상은 이렇습니다.

일이 빠지거나 반복되고,

책임이 불분명해지고,

누가 뭘 하는지 몰라 직원도 대표도 지칩니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퇴사 요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내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퇴사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그냥 다 같이 하면 되지

작은 회사에서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는 딱히 나누지 않고, 그냥 다 같이 해요.”
“회사 사이즈에 맞게 유연하게 일하는 게 좋아요.”


겉보기엔 협업이 중요하고 유연하게 일하는 것 같지만, 현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업무를 여러 명이 손대다가 결국 “그거, 아직 아무도 안 했어요”로 마무리되거나, 한 사람이 과도하게 떠안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죠.

업무분장이 없는 회사

회계/세무 업무 : 아무도 책임 안 지려 함, 반복 실수 발생

클라이언트 대응 : 고객 문의 시 응대하는 사람이 건건이 다름, 전화돌리다 시간 다 까먹음

퇴사자 발생 시 : 인수인계 문서 없음, 공백 장기화

직원 인식 : 누군가 하겠지 눈치만 봄

대표의 스트레스 : 모든 업무가 대표에게 집중


업무분장이 된 회사

회계/세무 업무 : 담당자 지정, 마감 시기 관리됨

클라이언트 대응 : 고객별 담당자 명시, 빠른 대응

퇴사자 발생 시 : 업무 목록과 프로세스 정리되어 있어 빠르게 대처

직원 인식 : 내가 맡은 일과 협업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있음

대표의 스트레스 : 보고 체계 정리로 분산 가능



아주 작은 회사라도 '역할'은 필요하다

업무분장이란 게 거창한 서류 작업이나 복잡한 매뉴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A4 한 장, 엑셀 한 줄, 심지어 포스트잇 하나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누가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이 명확할 때 더 책임감 있게 일한다.”

작은 회사일수록, 이 말이 더 크게 와닿습니다. 역할이 없으면 누가 움직일지 몰라 결국 대표가 다시 움직이게 됩니다.



업무분장이 되면 좋아지는 점

1) 누락 없는 업무 처리

반복적인 실수나 빠지는 업무가 줄어듭니다.

특히 정기적인 세금신고, 공문 대응, 고용노동부 제출서류 등은 미루다 터지기 쉬운 항목입니다.

2) 책임이 명확해진다

누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업무를 주도해야 하는지 명확해집니다.

대표님이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되어, 대표님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집니다.

3) 직원 만족도 향상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는 직원들의 대표적인 불만입니다.

업무가 분장되어 있으면 기대하는 행동이 명확해져 성과 평가도 공정하게 느껴집니다.

4) 인수인계가 쉬워진다

누군가 그만두더라도 ‘그 사람이 하던 일’이 문서로 남아 있어

공백 없이 이어가기 쉽습니다.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원 중 72.3%가

“업무 인수인계 과정이 체계적이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업무분장은 조직이 커서 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조직이 작기 때문에 더 필요합니다. 업무 분장이란, 업무를 쪼개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A4 한 장의 정리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한 장이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단초가 됩니다.




인사 기획/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을 때 연락주세요.(클릭하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조직문화와 인재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