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을 위한 인사(HR)
대표님들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에서 인사는 우선순위의 맨 아래에 위치합니다. 40인 이하 기업 대표님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보다 한 단계 성장하려면 인사를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의식, 열정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싶습니다.”
“성과에 걸맞은 합리적인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들은 100%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원한다면, 사람을 뽑고, 키우고, 지키는 일, 즉 ‘인사’가 의사결정의 가장 앞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사는 긴급한 업무와 매출/영업이익 관련 의사결정에서 밀려서 중요하지 않거나 나중이 됩니다. 채용은 당장 일이 안 돌아갈 때가 되어야 진행하고, 평가는 감으로, 보상은 친분에 따라 결정합니다. 노무는 이슈가 터져야 막기 급급하죠. 그리고 누군가 퇴사해야 ‘왜 이렇게 자주 나가냐’고 답답해합니다.
이러다 보면 어느새 사람 문제로 인해 사업이 흔들리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다시 ‘그래 인사가 제일 중요해.’라고 생각하죠.
“그냥 뽑고, 어느 날 나갔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IT 기반 솔루션 스타트업을 운영하던 A대표님.
초기 멤버 7명으로 시작해 2년 만에 20명까지 확장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채용이 늘 급했습니다. 서비스가 잘 되니 운영, 개발, 고객 대응 인력을 빠르게 늘릴 수밖에 없었죠. 경험 많은 사람, 호감 가는 사람, 지인 추천… 그렇게 뽑다 보니 직원이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개발자들끼리는 소통이 엇갈렸고,
운영팀은 “이 일을 왜 우리한테 시키느냐”며 책임 공방이 발생하고
팀장은 “일이 안 되는 건 다 아래 직원 문제”라며 갈등이 깊어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5명이 퇴사했습니다.
이직 사유는 다양했지만 요지는 하나였습니다.
“회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A대표님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마구잡이로 채용하기만 했구나.’
1. 급하지 않으니까
광고는 바로 신규 고객 확보, 매출로 연결됩니다.
영업은 계약, 매출로 직결됩니다.
인사는? 그 효과가 잘 체감되지 않습니다. 빠르면 3개월에서 1년은 지나야 눈에 보입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와 관련 없어 보이는 인사는 대표님 입장에서 ‘나중에 해도 되는 일’처럼 생각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2. 방법을 모르니까
많은 대표님들은 HR 전문가가 아닙니다. 면접은 해봤지만 면접관 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고, 매출/영업이익/광고성과관리는 해봤지만 인사제도는 모릅니다. 작은 회사에는 인사담당 직원을 채용할 여력도 없습니다. 모든 걸 대표님이 ‘감’과 ‘경험’으로 해결하려 하다 보니, 체계적인 인사관리는 더 멀어집니다.
3. ‘작은 회사는 괜찮다’는 자기 위안
“직원들이 무슨 일 하는지 잘 아니까 인사평가 없어도 돼요.”
“작은 회사에 인사제도는 오히려 방해돼요.”
하지만 실제로 작은 회사일수록 구성원 한 명의 영향력은 훨씬 큽니다. 10명 중 1명이 잘못된 결정이나 태도를 보여도, 전체 조직문화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B사는 경기 지역에서 반려동물 제품을 만드는 12인 규모의 제조 스타트업입니다. B대표님은 직원 5명일 때부터 아래의 인사 원칙을 도입했습니다.
모든 채용 공고는 전략적으로 작성
면접 전에 채용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정의, 입사지원서 리뷰, 면접 질문 리스트화
입사 전날 환영 메시지 & 회사 설명자료 공유
첫 출근날에 대표가 직접 웰컴 브리핑
평가 기준은 ‘성과 + 조직기여도’를 기준으로 수립
분기마다 업무 피드백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입사 1년 이내 퇴사율 0%
직원 업무결과물 만족도 매우 높음
알아서 하는 문화 정착
팀워크와 문제해결 능력 강화
덕분에 투자자들도 조직 역량을 높게 평가했고, 후속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회사는 지금 25인 규모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성과는 결국 ‘사람이 일 잘하게 만드는 환경’에서 나옵니다.
채용이 전략적이면 좋은 인재가 들어옵니다.
온보딩이 체계적이면 빠르게 전력화됩니다.
평가 기준이 명확하면 공정함이 생깁니다.
퇴사 관리를 잘하면 노하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인사관리’입니다. 이것은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적 자원이 귀한 작은 기업에서 더욱 중요한 생존 전략입니다. 인사는 뒷전이 아니라 출발선에 있어야 합니다. 비용과 시간의 문제로 인사를 미뤄왔다면, 이제는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사람 문제로 잃는 시간과 기회는 더 크지 않은가?’
조직은 결국 사람이 연결되어 움직이고, 그 연결을 설계하는 일이 곧 인사입니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JD 하나 제대로 써보기
면접 질문을 정리해 보기
입사자 일정표 한 장 만들어보기
이 작은 행동 하나가 회사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