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색깔을 가집니다.
거리를 지나면 온통 초록이다. 식물의 색이다. 그 식물의 색은 모두 초록인것 같지만 그렇치만도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르다. 초록도 초록 나름... 하늘을 한번 보고 다시 보면 초록은 다시 보인다. 보다 진한 초록 나락(벼의 사투리)은 나락 나름의 초록, 나무는 나무 나름의 초록, 그 빛깔은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나는 또는 당신은 어떤 빛깔인가? 내가 나를 보는 빛깔과 남이 나를 보는 빛깔.. 서로 대조해 보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초록에 나의 발을 들여다 보았다. 발이 초록으로 보였다. 나의 발도 그것의 바탕에 다른 빛깔을 배경으로 쓰면 그 빛깔처럼 보인다. 나는 과연 무슨 색일까? 어쩌면 나를 배경으로 하는 바탕에 따라서 그 빛깔을 달리할지도 모른다. 푸른빛에 담으면 푸른색으로 노랑빛을 담으면 노랑색으로 말이다.
저 많은 연잎중에서 나는 무슨 색으로 존재할까? 그 속에서 나를 다시 찾아보는 일 그것은 매우 쉽고도 어렵다.
한송이의 분홍빛 꽃을 발견했다. 저것의 나의 빛깔이야. 그래 확신해. 하지만 어쩌면 그 여름을 힘겹게 보내고 뜨거운 태양의 고통을 인내한 자의 빛깔일지 모른다. 나는 그저 저 많은 연잎중에 한잎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제일 행복하고 내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그런 빛깔일지도 모른다.
2015. 8월 관곡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