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집사가 되었다.(4)

그리고 무기한 예비 집사가 되었다.

by 반려복어 주인

요즘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뭔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지금 이 순간은 떠오르던 잡념도 잊게 되는 것만 같다....


사실 이틀 전 잠시 들렀던 고양이 손님이 떠난 날 글을 남겨두고 싶었는데 요즘 떠오르는 가득한 잡념들로 인하여 이 자리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변명일 수도 있다. 하하.


여하튼, 생각보다 일주일한정 집사가 되어보니 꽤나 많은 것을 느끼는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우선 생각보다 반려동물의 빈자리라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되었다. 특히 어제 퇴근하고 나서는 퇴근을 반겨준 친구가 없어져 꽤나 큰 헛헛함을 느끼는 나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이건 마치 담배를 피워보기 전, 술을 처음 마셔보기 전처럼 아예 몰랐던 때가 나은 것 같다. 안 해보면 모르는 그 도파민을 느껴버리고야 말았다. 결국은 이 이 귀여운 생물체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설적으로는 약도 넣어주고 밥도 주며 화장실 정리까지 하면서 이 친구 하나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것을 해야 하는지도 배웠던 것 같다. 마치 가족이 하나 더 생긴 느낌이라고나 할까?


결론적으론 그냥 관상용, 애완용이 아닌 이 친구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기에 금전적인 부분, 책임감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잠깐 느껴본 계기가 된 것 같다. 더불어 이 순간들이 꽤나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는 것도, 그리고 머나먼 나중에 얼마나 큰 슬픔으로 다가오게 될지도 알 것만 같다. 이대로라면 언젠간 집사가 될 운명인 것 같은데 벌써부터 나 모르게 계획을 잡고 있으신 우리 집 큰 고양이에게도 마음 단단히 먹을 수 있도록 내가 신신당부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자꾸 든다...


마가렛 언니가 데리러 왔을 때, 집에 가려고 케이지에 넣었을 때 세 번이나 거부하고 총총 도망가던 마가렛이 떠오른다. 우리의 아쉬워하는 마음을 알아준 걸까? ㅋㅋㅋ 나름 우리가 잘 챙겨준 것도 아는 것 같아 마가렛에게 고맙다는 말로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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