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나를 이해하는 시간

글쓰기가 나를 치유하는 방법.

by 이룸


너무 피곤해서 금방이라도 잠들고 싶은 날이 있다.

나는 대부분 머리만 베개에 대면 5분 안에 잠드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잘 수 있는 편이라, 늘 잠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리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런 날도 있는 거구나 싶다.


금요일에 부산으로 여행을 갔다가 오늘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잔 터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질 줄 알았다.

그런데 한 번 어긋난 리듬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잠은 말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저 멀리.


뒤척이다 포기하고,이럴 바엔 글이라도 쓰자며 아이패드와 자판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요즘 꾸준히 하려 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내가 쓰는 것이 과연 ‘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내 마음과 생각, 그리고 소소한 바람까지 기록하며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오늘처럼 깊은 밤에 나를 마주할 때,

비로소 글이라는 작은 창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된다.

잠을 이룰 수 없어 시작한 글쓰기가,

결국은 나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는 게 참 신기하다.


요즘 나는 그런 순간들이 참 소중하다고 느낀다.

운동을 하면서도, 글을 쓰면서도,

꾸준히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건 결국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돌보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에도 조금씩 여유가 자라난다.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언젠가 들었던 그 말이 요즘 따라 부쩍 마음에 와닿는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 작은 노력들이

결국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힘이 되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예전에 봤던 한 영상의 장면이 떠오른다.

필리핀 미인대회에서 ‘최미나수’라는 참가자가,

세상에서 단 하나 바로잡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공감.”


짧지만 본질을 꿰뚫고 있는 이 대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잠 못 이루는 밤에 다시 깨닫는다.

나 자신을 이해하려 애쓰는 이 작은 노력들이,

누군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을 할 수 있는 힘으로 자리잡아 줄꺼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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