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_북두의권: 제3권
Intro.
책 제목은 영 저렴했다.
그러나, 내용은 상당히 획기적이었다.
퍼싱스퀘어의 빌에크먼이 추천사를 쓸 만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2022년에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다른 선택들을 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얘기하는 테크주에 대한 새로운 생각은 꽤 타당해보인다. 재무 쪽 업무를 직장에서 해본 사람으로써,
'규정에 맞게 잘 정리된 재무제표도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늘 내재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는 말은, 단순히 '어떤 기법으로 했더니 수익이 났더라. 내 방식대로 해라' 라고 말하는 시중의 많은 책들과 차별화되게한다. (찐이다) 그리고, 상당한 고민과 연구 끝에 이 투자 방법을 실행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찐 투자책이다.
Body.
"에릭 브리뇰프슨이 주도한 MIT 연구에서, 페이스북, 구글, 기타 앱을 포기한 대가로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연구했다....소비자가 구글을 사용하지 않는 대가로는 연평균 17,500달러라는 믿을 수 없이 많은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미국 연평균 소득의 3분의1에 해당한다"
나는 구글이 이렇게 강력히 우리 생활에 밀접에 들어왔는지 체감되지 않았었다. 당장 나조차 크롬을 켜고 구글 드라이브에 중요 정보들을 넣고, 지메일을 쓰고 있지만, 비용적으로 얼마만큼의 혜택을 보는지는 알지 못했다. 물론 지도나 이런 것들은 구글맵을 안쓰고 네이버나 카카오를 쓰긴 하지만, 생각보다 깊숙히 생활에 들어왔다는 것이 비용을 통해 체감되었다. (이 대목에서 알파벳 주식에 굉장히 호감이 갔다. 그러나..)
"알파벳의 비지니스 구조가 아마존보다 훨씬 좋다. 운전자본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기반 비즈니스인 알파벳은 가치 3.0기업의 완벽한 사례이다. 아마존은 구경제 기업의 특징이 있는데, 1) 이커머스를 위한 물리적 네트워크 건설, 2) AWS 구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 아마존이 알파벳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 이유는 경영진이다. 두 회사 모두 막대한 돈을 쓰지만, 아마존의 지출은 목표지향적이고 재무적으로 매우 정교하다"
아마존의 마력에 다시 매료되기 시작했다. 예전에 '제프베조스의 아마존 주주서한'이란 책 (책 제목이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을 읽고 감탄하며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다시 그 때 생각이 났다.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ROIC (책 '현금의 재발견'에 나온다)라는 얘기를 이 책에서도 다시 듣게 되는데, 다른 테크기업과는 달리 CEO가 사모펀드 운용역 출신인 제프베조스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ROIC를 추구하고, 정교하게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 상당히 와 닿았다. (이 대목에서 아마존 주식을 사야겠다는 뽐뿌질이 왔다)
투자에 매력적인 기업이란 아래 세가지 특성을 보유한 기업을 말한다.
- 낮은 시장 점유율
- 크고 성장하는 시장
- 미래 경쟁에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증가시킬 매우 확실한 경쟁우위를 갖춘 비즈니스.
아래 내용은 이 책이 주장하는 주요 골자이다. 8장과 9장에서는 이것을 기업분석에 어떻게 적용시켰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서 비즈니스 모델의 우수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회계규정방식 때문이다. 연구개발비와 판매마케팅비는 일반적으로 테크 기업에서 가장 큰 비용 항목이다. 산업화시대의 공장과 재고자산처럼 기업의 성장에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지만, 현재의 회계 관례에 따르면 이 큰 비용항목인 연구개발비와 판매마케팅비는 즉각적으로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반면, 부동산, 공장, 장비 등의 자산은 여러해에 걸쳐 비용인식이 가능하다)... 테크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현재의 이익이 아니라 미래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저자의 발상을 뒷받침 하는 문장이 아래와 같이 있다. (개인적으로 띵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레이엄의 진정한 유산은 구체적인 투자의 규율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투자의 규율이라는 개념' 자체를 처음 소개한 것이다. 규율과 엄격함은 언제나 변엄없이 중요하지만, 그 세부사항은 유연하고 변할 수 있다. 세상이 바뀌면 세부 사항도 변해야 하는 것이다.
Outro.
주식투자를 해온지 꽤 오래되었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변동성이 꽤 큰 투자기간이었다. ㅎㅎ)
보통 업사이드가 큰 주식은 변동성이 있기 마련인데, 주식을 던지지 않고 붙들고 있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근거를 가지고 소위 '존버'를 했을 때 큰 이익이 나는 것을 나는 목격했다. (나 말고 다른사람에게서 ㅎㅎ)
뭔가 내 스스로를 충분히 설득한만한 solid한 근거가 필요하고, 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툴을 준비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요즘, 아주 반갑게 만난 책이다.
한번 더 봐야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