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_북두의권: 제6권
어디서부터 이 생각이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잃지 않는' 투자와 '자산배분'에 대해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 본 3~4개의 책들이 모두 이와 관련된 책들이다.
1) 아마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2) 아이들이 이제 고학년에 진입해서 교육비의 압박이 늘었기 떄문일 수도 있고, 3) 앞으로 일할 수 있는 날들이 머지 않았다는 압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이유는 아무래도 4) 최근 투자에서 재미를 못 봤기 때문일 것이다. ㅋㅋ
MDD(최대낙폭, Maximum Drawdown)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나는 어느정도의 감당수준은 있는 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2년가까이 버틴거면 많이 버틴거라고 볼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 손실이 싫어졌다.
사실 투자를 다 말아먹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투자로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닌거 같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손실로 불편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 (생각보다 나이들수록 manage해야되는 항목들이 늘어난 것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지루하더라도, 안전하게 평가이익을 구가하면서, 더 의미 있는 일들을 찾아야 될 것 같다.
투자로 느꼈던 짜릿함들은 도파민의 향연이었던 것 같다. 그것들을 나의 실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참 부질없게 느껴진다.
뭐, 누구를 탓하랴 ㅎㅎ. 나의 선택이었으니. 앞으로는 평탄한 투자의 방법을 찾고, 그것들을 공유하면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긴 하다.
이 책은 굉장히 쉽게 쓰여진 책이다. 마치 이유식을 먹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다 읽고나니, 어떤 부분은 '아 이 한마디를 하려고 이렇게 많은 챕터를 쓴건가? 좀 너무 한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만큼 자산배분에 진심인 분이 쓴 책이다. 두께는 상당하지만, 반나절이면 다 읽을 수 있다.
1. 존버와 장기투자는 다르다.
대부분의 주식책들이 언제나 얘기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모든 금융자산들 (주식, 부동산, 채권, 금 등)을 비교해보았을때, 장기적으로 지금까지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것은 주식이라는 것이다. 거의 클리셰다. 모든 주식투자 책에 씌여있다. 이 책에 그것에 대한 코멘트가 있는데, 나름 인상적이었다.
주식에 모든 자산을 넣어놓고 장기간 묻어두면 되지 않을까? 아니다. 이런 종류의 장기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주장을 접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누구도 특정 투자 대상을 수십년간 보유하지 않는다....어떤 투자 대상이 장기간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투자자의 성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 대상은 같지만, 투자기간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5년을 꾹 참고 투자했더라도, 투자 시점에 따라 얼마든지 손실로 마무리 될 수 있다.
2000년말부터 2021년말까지 손실최장기간은 한국과 미국이 달랐다. 미국의 손실최장기간은 56개월, 한국의 손실최장기간은 68개월간 지속되었다. 21년간 한국과 미국주식은 각각 연 10.8%, 8.5%의 수익을 안겨주었지만, 투자자가 그 과정에서 느껴야 할 심리적 고통은 적지 않았다.
68개월이면 6년이 넘는다... 심리적 고통이 적지 않은게 아니라 ㅎㅎ 극도의 고통일 것이다. 2년도 힘들다. 이제 6개월도 힘들 것 같다 ㅎㅎㅎ
2. 자산배분의 핵심, 상관관계.
두 가지 대상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추측되는 관계를 상관관계라고 한다.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양의 상관관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 음의 상관관계라고 한다... 이것을 수치로 표현한 것을 상관계수라고 하는데 +1에 에 가까울 수록 동일한 방향, -1에 가까울 수록 정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그래프를 보면, 두 자산의 상관관계가 낮은 것이며, A와 C 자산으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2가 매우 부드럽게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변동성이 매우 낮다라는 말은, 이와 같이 수익률이 그래프선상에서 급격하게 오르거나 내려가는 구간이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이 그래프를 보니 내 마음도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
즉, 자산배분의 핵심은 상관관계에 있다. 바이오 주식 100개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말로는 분산투자이지만, 전혀 아니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에 분산하여 투자하는 것이, 자산배분투자인 것이다.
3. 전세계의 연기금들이 하고 있고, 탈무드도 말하고 있는 투자방법, 자산배분 (Asset Allocation).
모든 이로 하여금 자신의 돈을 세 부분으로 나누게 하되, 1/3에는 토지에, 1/3에는 사업에 투자하게 하고, 1/3은 예비로 남겨두게 하라
탈무드에 이런 내용이 있는 줄은 몰랐다;;
연기금별 자산배분 현황을 보면 미국 CalPERS, 캐나다 CPPIB, 노르웨이 GPFG는 자산 구성항목 중 주식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56%이상). 한국 NPS의 경우 채권비중이 높은 편이다 (52.9%)..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기금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의 경우 채권 비중이 높다.
고전처럼 분류되는 포트폴리오가 한가지 있다. 60:40의 비중으로 주식과 국채를 구성하는 것이다. 참고로, 주식과 국채의 상관관계가 가장 낮다. 사대주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연기금분야에서 역사가 깊은 미국과 캐나다 연기금의 주식비중이 55%가 넘는 부분은 인상깊은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부분은 참고하여 나의 투자에도 적용할 부분이라고 본다.
자산배분에 있어 최적의 비중을 찾는 일은 사실 불가능하다. 꾸준히 자산배분 정책을 해나가는 것이 최고의 배분을 찾아 헤메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4. '바로 지금이 투자 적기입니다' 라는 말에 대한 근거
자산배분투자 전략이 늘 부드럽게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다. 부드럽게 우상향하는 그래프라면, 바로 지금이 투자적기 일수 밖에 없다. (바로 지금이 우상향 그래프의 가장 좌측에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산배분 관련 책 중의 입문서로 꼽기에 충분하다. 초보들을 위해 정말 잘 쓰여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만 가지고 자산배분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이르다. 개인적으로는 강환국님이 쓰신 책도 꼭 봐야되는 책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나만의 투자법을 구축해놔야 흔들리지 않고, 투자를 영위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번 추석연휴기간 4권의 책을 봤는데, 보고 나서도 갈증이 느껴진다. 하지만, 조만간 어떤 투자방법이 구축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들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