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s the Deer Oct 05. 2023

영화를 보며 나를 본다: 남한산성

Intro.


명절에 부모님 댁이나 처가 댁을 방문하면 TV를 보게되는 것도 매우 반가운 일 중에 하나다. TV 리모콘을 손에 쥐게 되면, 나는 항상 영화채널을 돌려본다. (채널 번호를 혼자 읊조리며 4~5개를 돌려본다 ㅎㅎ) 일단 우리집에 TV가 없기 때문에 반가운 것도 있지만, 예전에 이렇게 무심코 돌려보다가 발견한 좋은 영화가 몇 개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남한산성'이다.


Body.


남한산성은 정말 너무 잘 만든 영화다. 액션이면 액션, 스토리면 스토리, 몰입갑이면 몰입감, 대사면 대사. 뭐하나 빠지는 게 전혀 없다.


영화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면서도, 역사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론 가슴이 웅장해지기도 한다. 또한,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우리나라의 당 시대를 생각하며 가슴이 미어지는 이 느낌은 이 영화만 줄 수 있는 매력인거 같다.

액션이나 스토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백미는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 그리고 인조(박해일)의 대화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도 이 3명의 대화가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워.. 약간 소름이 돋는다.


최명길과 김상헌이 본인이 옳다하는 바에 대해 치열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정말 진짜 같고 인상 깊었다. 두 명 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시청자로써 느껴진다. 이 두명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 두 명 다 진심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대화를 나눈다.


그들의 의견을 가른 건 '대의'였다. 서로가 생각한 '대의'의 정의가 서로 달랐다. 역사의 결과를 알고 있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애틋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어떻게 보면 대의가 달라진 건, 생각의 차이이다. 그리고 그 생각의 차이가 비롯된 시작지점은 개화와 척사에 대한 이념의 차이라고 본다. 일의 앞과 뒤를 생각하고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의 차이로 분별되어질 수 있는 일이 이념으로 번지면서, 생각이 맹목적으로 바뀐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몇마디 하다가 감정이 폭발해서 막말을 곧 할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이들은 왕 앞에서 절제하며 뒤로 물러난다. 왕도 '이것들아 그만 싸워' 하지 않고, 이 두 명의 의견을 경청한다. 그리고 왕은 결정을 내린다. 참으로 멋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조선식 Discussion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거야' 라고 플렉스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몇몇의 정치인 분들의 모습과는 참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 몇마디 하다가 감정이 폭발해서, 막말하는 몇몇의 정치인 분들과는 참으로 다른 모습이다. )


Outro.


척사파의 막말과 으름장에 흔들림 없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얘기하는 최명길의 모습은 멋있다 못해 현자처럼 보인다. 그러면서도 왕에게 모든 의사결정을 깨끗이 내어 맡기며 왕께 존중을 표하는 모습은 정말 멋진 대인배의 모습이자 신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남한산성, 추천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를 보며 나를 본다: 더 배트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