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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the Deer May 16. 2023

영화를 보며 나를 본다: 더 배트맨

어둡지만 결국 밝은 영화


Intro


배트맨 시리즈를 좋아했다.


특히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너무나 인상깊게 본 영화다.  멋진 액션과 연기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고뇌가 묘사되는 장면들은 참 인상 깊었다. (지금 봐도 너무 재밌다)

'히어로는 아무 문제 없다'가 아니라 '히어로도 똑같은 인간이다'라는 것을 이 영화가 처음 보여줬던 것 같다.


- 죽도록 미운 상대를 결국 죽이지 못하는 히어로.

-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 사이에서의 고뇌하는 히어로.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배트맨도 비슷했다. 그런 고뇌가 담겨있다. 그리고 역시 살인하지 않는다. ( 다만 죽일듯 때리긴 한다; ) 그리고 추리극처럼 계속 실마리를 파헤치며 이어지는 장면들도 흥미진진했다.



배트맨의 분노

배트맨은 큰 상처를 입은 어린아이였다. 그리고 그가 성장했고, 그는 강해졌다. 그러나, 그가 갖고 있는 두려움,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그를 마비시켜왔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강한 분노를 선택하고 그 분노를 연료삼아 삶을 살아왔다.




                     "I am vengeance."



라고 처음 등장해서 말하는 그의 눈빛엔 광기와 분노가 가득했다. 엄청 강해보였고, 악당들이 두려워했다.

사건이 거듭될수록 악당을 향한 그의 분노는 극에 치달았다. 그리고 그는 자주 분노했다. 그런 모습이 지극히 사실적인 모습처럼 보였다. 인간관계를 염두하지 않은,  감정 그대로의 표현.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심 '그래 다 부셔버려. 다 쓸어버려'마음 속으로 외치기도 했다. (조금 시원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베트맨이 한 악당을 잡아서 말한다.


Who are you?


Me?


I am vengeance.


그 순간 배트맨의 얼굴에 현타가 왔다. 그때 나도 소름이 쫙 돋았다. 전개는 대략 알고 있었으나 (권선징악ㅋ) 그 멘트가 나올줄 몰랐다.


복수, 그 전염성


복수가 복수를 낳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충분히 그럴수 있고 그런 광경을 많이 봤으니까.  (그리고 나도 해봤으니까)


그런데, 직접 관련이 없는 대상에게까지, 불특정 다수들에게까지 영향이 끼쳐질 수 있 것을 보게되었다. 이정도도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트맨은 그 악당을 처음 보았다. 그런데 그 악당은 결국 온라인이라는 매체를 통해 계속 분노를 축척해왔고 복수를 기다려왔다. 악당에게는 배트맨이 아주 잘 아는 복수의 대상이 된 것이다.


공분을 샀다라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만은 않다는 것, 그리고 위태롭게 터져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게되었다. 그러면서 여론몰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게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함부로 내가 복수의 화신이다. 이런말하면 안된다) 


잠시 후 배트맨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장면이 나온다. 악당을 때려잡는 것은 계속 나왔지만, 사람들을 직접 돕는 것은 처음 나오는 장면이다.


복수로 다 떼려부순 건 아니지만

복수로 악당만 골라 떼려부수던 베트멘이

돕기시작하는 장면은 따뜻해보이기까지 한다.

(약간 어색하긴 하다)



Outro


일단 영화전체의 톤은 좀 어둡다.

(그런데 그런게  끌리는 날이 있기 마련. ㅎㅎ)

그래도 어두운 영화 치고 남는 여운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일단 추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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