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글을 빨리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리뷰가 빨리 하고 싶은 영화였다).
영화를 진짜 well made 했다.
주인공 설정을 송태섭으로 해서 일단 처음부터 전개가 참신했다. 정말 주인공 설정에 원작자가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설정의 탁월함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는 당연히 재미있었다. 보통 원작을 영화화하다가 짜리몽땅(?)해진 영화가 많은데 드라마같은 농구경기를 한편 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화책과는 다르게 음향과 장면의 스피드함이 몰입감과 긴장감을 더했다. (어떻게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특유의 질감도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는 단순히 농구경기를 재밌게 만든 스포츠 만화영화가 아니었다. 영화 안에 삶의 희노애락이 담겨있었다. 큰 아픔을 지니고 있었던 송태섭에게 농구는 스포츠 그 이상이었다. 절망에 무너지려 할때마다 일어설수 있게 하는 힘. 그 자체였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부정하고 삐뚤어질만 사유가 충분히 있었지만, '농구' 덕분에 송태섭은 절망이 올때마다 계속 자신을 담금질했다. 아픔이 삶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삶을 성숙시켰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정말 '농구'로 승화시켰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우리, 힘을 내자"라는 지향점을 향해 줄기차게 나아갔다. 그리고 영화의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해졌다.
또 한가지 좋았던 것은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는 팀 또는 동지의 모습이었다. 정말 무언가에 진심인 선수들이 서로에게 힘을 주고, 독려하며, 역경을 혜쳐나가는 모습, 그러면서 끈끈하게 형성되는 동질감. 우리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인간관계'라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 우리 모두가 갖고 싶은 팀이나 친구들일것 같다.
무너지지 않은 송태섭에게 마지막으로 박수를 한번 더 보내고 싶다. 리뷰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송태섭이 무서움과 두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며 맞서가는 장면,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상황에서 비틀거리다가도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장면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장면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는 것 같다. '해낼 수 있다'라고 말이다.
영화를 두번이상 보았다는 감상평을 본적이 있다. 영화를 보고나니 왜 그런지 알 것 같고 깊은 동의가 된다.
한번 더 봐야겠다.
송태섭, 역경을 이겨낸 사람. ㅠㅠ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