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40s일기

자식 교육에 대한 단상

by As the Deer


약3주 전, 둘째가 수학시험을 하루 앞두고 놀고(?) 있었다. (둘째는 4학년이다)

계속 노는 둘째를 보며, 참지 못하고 샤우팅을 한번 했다.


"공부 좀 해!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주춤주춤하더니 밤 8시부터(?) 수학공부를 시작했다.

문제를 풀기 시작하는데, 다분히 나에게 보여주기 식이였다.


"아빠, 내가 이 단원에서는 이 문제들을 풀거야 그러니까 옆에 있어야 돼 알았지?"


곧잘 풀어내는 둘째를 보며 안심했지만, 잠자기 3시간 전에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번 더 샤우팅을 할까 하다가 애가 주눅 들까봐 하지 않았다.


둘째가 문제 푸는 모습을 확인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씻는데, 문득 이런 감동이 마음에 있었다.


'혹시 우리 둘째는 나와 다른 게 아닐까? 나와 다르게 지어졌을 수도 있잖아'


씻고 나와서 둘째한테 말했다.


"누구누구야, 아빠가 화내서 일단 미안해. 혹시 준비가 안되었을까봐 그랬던 건데, 너 혹시 준비는 다 된거지?"


둘째가 힘차게 끄덕였다.

그래서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었다.



다다음날, 둘째가 부모님 싸인을 받기 위해 시험지를 가져왔다.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말이다. (참고로 우리 둘째와 첫째는 시티힐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 아빠, 나 몇점인줄 알아?"

"앗! ㅎㅎㅎ"


둘째가 머쓱해하며 웃었다. 시험지 뒷면을 나에게 먼저 보여준 것이다.


뒷면이 이렇게 생겼다.


처음에는 강아지를 그리다가 버팔로로 바뀌었다고 했다.


한바탕 웃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시험보다가 그림을 그리지???'

여전히 미스테리였다.



일전에 이런 글을 올린 적도 있다.


https://brunch.co.kr/@fullarmor/75



점수는 더 미스테리였다.

반에서 2등을 했단다.


"와 잘했어 축하해~!!"


라고 말해주었지만, 뭐랄까 약간 아찔한 마음이 들었다.


만약 내 기준과 내 경험만 들이대고, 시험 전날 둘째를 윽박 지르기만 했다면, 얘가 시험을 잘 봤을까라는 생각.


나는 내 박스안에 우리 아이들을 가둬두고 싶지 않다.

(시티힐을 선택한 이유도 그 중에 하나이긴 하다. 시티힐은 아이들의 특성을 존중해주니까.)


자식교육에 있어 뭔가 겸손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아는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

자식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 싸인을 받고 신나게 가방을 싸고 있는 둘째와

둘째 책상을 정리해주며 '방 좀 잘 치우라'며 둘째에게 잔소리하는 첫째를 바라보면서,


하나님이 맡겨주신 우리 첫째와 둘째를 정말 잘 키워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계속 기도하면서 아이들을 키워내야겠다는 마음이 가득해지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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