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40s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s the Deer Dec 02. 2022

프로필 사진의 비밀.



문득 오늘 아침 이 프로필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시다시피, 이 그림은 코끼리 그림이다.

보시면 코끼리를 연필로 거친느낌(?)을 주며 그렸고, 그림자까지 디테일하기 그려진 그림이다.

눈도 뭔가 인상파(?)스럽게 부리부리하게 크게 그렸고, 코는 상당히 짧게 그렸으며, 상아는 코만큼 길게(?) 그렸다.


ㅎㅎㅎ

아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코끼리 그림이 아니다.


사진을 보시면, 뒷면에 비치는 문장들의 형태가 보이실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시험지다.

우리 둘째가 수학시험을 보는데, 20분(?)만에 시험을 다 풀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 엎드려 잤는데,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이처럼 멋지게 (?) 코끼리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반전은...

ㅎㅎㅎ

시험 점수는 자기반에서 평균이라고 한다 ㅎㅎㅎ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나면, 부모님 서명을 받아서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아이는 시티힐아카데미라는 곳에 다니고 있다)


어느날, 둘째가 시험지를 갖고 왔는데, 이 그림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게 뭐냐고 했더니, 시간이 남아서 그렸다고 했다.


점수를 확인한 후 (아오! ㅎㅎ)

두가지 마음이 들었다.


- 혼낼까?

- 말까?


그 때, 둘째가 말했다.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 왜? 잘 못그렸어?"


순간 웃음이 빵 터졌다.

녀석의 재치에 웃음이 나왔고, 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이제는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담까지 하다니 ㅎㅎ)



그래서 '다음에는 한번 더 검토해 꼭' 이라고만 말하고,

웃으며 넘겼다.



그러면서 아이의 표정에서 발견했다.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는 표정.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표정'말이다.


그 순간.


잠시 내 마음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조용한 미소가 올라왔다.


거기서 나는 느꼈다.

- 내가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았다는 것 (뿌듯했다)

- 그리고,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의사전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


사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마음이 사알짝 조급해진다.

더 늦기 전에, 오늘 더 아이들의 모습을 눈에 더 많이 담아둬야지 하는 조급함.



좋아.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겠다. 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체지방 시리즈] #2 체지방이 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