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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May 27. 2019

인정욕구

 문자를 받습니다. 교수님으로부터 매주 문자를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수업시간에 때로는 긴장감이 있지만 문자는 긴장감을 풀어줄 때가 많았습니다. 문자에 매번 답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떤 때는 바로 보내지만 어떤 때는 늦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답문의 내용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읽어줄 때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인정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이 한번, 두 번 횟수가 거듭될수록 기쁜 마음이 처음 같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학우들이 어떻게 느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독일의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인정투쟁》에서 “사람은 배부르다고 만족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자기 존엄이라는 그릇이 비어 있다면 만족할 수 없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개인의 욕구는 자기 밥그릇에 많은 음식을 채워 놓고 싶은 물욕으로 환원될 수 없습니다. 인정에 대한 절실함은 보다 많은 돈도 넘치는 권력도 아니라, 자기 존엄이라는 스스로 부여한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제가 보낸 답문을 읽으면 기분이 좋았는데, 계속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교실의 분위기를 살피게 됩니다. 학우들도 처음에는 반응이 좋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듯이 느껴지는 건, 저 혼자 갖는 마음일까요.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포장해가며 타자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투쟁 욕구를 절제해가는 과정인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인정욕구가 좌절되면 시기심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Mclanie Klein)은 인간의 감정 중 부러움, 선망, 시기심(envy)에 특히 주목했는데 정신분석에서 ‘시기심’을 따로 명명한 것은 특히 그 파괴력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입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상대를 발견했을 때 내면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감정을 성숙하게 다루지 못하면, 그 감정은 사람을 뿌리부터 힘들게 하고 급기야는 파괴적으로 만든다고 말합니다.*** 

 

 정현종 시인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고 노래합니다. 

 

* 《세상물정의 사회학》 207p (노명우, 사계절, 2014)

** 《늙어갈 용기》 176p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만수 옮김, 예쎄, 2016)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138p (성유미, 인플푸엔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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