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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n 18. 2019

작은 것

창작 수필


 발 무좀은 여간해서는 낫지를 않는다. 작년에 발 무좀을 없애려고 피부과를 찾았다.

피부만 전문으로 보는 곳이다.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조명도 잘 되어 있다. 의사선생님이 3명이 있다. 남자 의사 한명과 여의사 2명이 있다. 무좀 때문에 왔다고 말하니까, 어느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을 것인가를 묻는다. 나는 남자선생님이라고 말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릴 때는 책을 읽는다. 항상 가방에는 책을 두 권 정도를 가지고 다닌다. 내가 책을 갖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생각이 에너지다', '사람을 향합니다', '진심이 짓는다' 등의 명카피로 잘 알려진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읽고부터다. 이 책으로 독서토론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의 저자 박웅현은 항상 두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틈틈이 쪽 시간에 책을 읽는다. 작은 시간을 틈내서 읽은 독서량이 엄청나다고 한다. 그런 독서로 인문학적 소양으로 광고를 만들어졌다고 한다. 틈틈이 독서로 인문학적인 광고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금은 대한민국에 손꼽히는 유명광고인이 되었다.   


  《책은 도끼다》 독서토론 이후 책을 가지고 다닌다. 가방이 무겁지만 책을 읽는 재미에 무거운 걸 감수한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책이 있으면 지루하지 않다. 아주 작은 시간을 잘 이용해야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의사가 부러 진료실로 들어갔다. 무좀 때문에 왔다고 하니까 양말을 벗으라고 한다. 나무로 만든 곳이 있는데 제약회사 마크가 붙어있다. 발을 올려놓으니 발톱무좀이 심하지는 않지만 약을 먹고 무좀약을 바르라고 한다. 

 약국에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받았다. 바르는 약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물약이다. 약사의설명은 발톱 표면을 샌드 퍼이퍼로 갈고 물약을 바르라고 한다. 또 한가지 약은 연고다. 발바닥에 연고를 바르면 된다. 3개월 동안 무좀약을 먹었다. 일주일에 한 번 먹었다.   

 발톱무좀이 거의 없어졌다. 의사는 신발을 햇빛에 말리라고 한다. 신발에 있는 무좀균을 없애야 한단다. 발톱에 아주 좁쌀만한 무좀균이 있지만 발톱이 자라면서 없어질 것 같다. 

  

  금년에 발톱을 보니 좁쌀만 한 발톱이 조금 커졌다. 그동안 남은 물약과 연고를 꾸준히 발랐는데도 무좀균이 자라고 있었다. 

  좁쌀만 하게 남은 무좀균이 발톱이 자라면서 없어지리라고 생각한 게 잘못이다. 좁쌀 같은게 완두콩알만 해졌다. 


 다시 피부과를 찾아서 약을 먹고 무좀약을 발랐다. 그렇게 3개월을 하니까 발톱에 무좀이 안 보인다. 작은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게 잘못이다.   


 조그만 마음 하나가 금수만도 못한 수많은 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명나라 여곤이 말했지만 작은 무좀균이 크게 번질 수 있는 걸 막아서 다행이다.  

190617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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