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자서전 Jun 22. 2019

무계획이 계획이다

영화 <기생충>


[영화] 기생충 {줄거리&결말포함 / 스포주의}  [영화] 2019. 6. 21. 11:15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어제 기말고사도 끝나서 영화를 봤습니다.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입니다.

오락영화처럼 흘러가는 데 뒷맛이 남는 영화다. 자본주의의 빈부격차를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것이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는 요인인 것 같다. 빈곤들이 사는 동네의 반지하에서 백수인 기택(송강호))는 피자 박스를 접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계획'이란 대사가 세 번 나옵니다.


부모와 남매도 성인이지만 백수입니다,

피자박스 접고있을 때, 동네에 소독차가 도는데,

집에 꼽등이도 있는데 공짜로 소독도 하고 좋다며 창문을 닫지 않습니다. 


아들 친구가 외국 유학을 가게됐다며 대학생도 아닌 기우에게 자신이 하던 고액 영어과외를 넘깁니다.

친구는 귀여운 고2 다혜를 맨날 술 먹는 친구들에게 맡길 수 없다고, 너라면 믿고 맡긴다고  맡깁니다.

“입대 전 2번, 제대 후 2번 총 4번의 수능을 준비하지 않았냐며, 대학생 보다 더 잘 가르칠 거야”라고 말합니다.


 동생 기정이 연세대 재학증명서를 위조해준걸 보고 아빠 기태가 하는 대사,

"야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냐?"

위조한 대학 증명서를 들고 과외를 하러 나가는 아들이 아빠에게 하는 대사,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내년에 이 대학 꼭 갈거거든요. 뭐 서류만 좀 미리 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아들아, 니가 자랑스럽다“라고 송강호가 말합니다.

 범죄를 합리화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이는 미국의 심리학자, 리언 페스팅어가 말하는 인지부조화입니다. 즉,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송강호가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딸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내가 '계획'이 있었어.”라고 말합니다.

며칠 후 아들이 그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자,

“무계획이 계획이야. 사람이 계획을 세우면 실패할 수 있지만 계획이 없으면 실패할 일도 없다. 그러니까 계획을 세우지 않는 거야.“

이 대사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의 '계획'이 모두 그렇지만 이 가족이 사는 것, 대부분의 서민들이 사는 것이 그저 아무 계획이 없이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지하실에 감금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송강호를 끄집어내기 위해 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 이 집을 사러 오겠다, 그날이 오면 아버지는 계단으로 올라오시기만 하면 된다‘라고 되뇌이며,
 "아버지 저는 오늘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

사실 무모해 보이는 계획입니다. 


세 번의 계획, 첫 번째는 범죄를 합리화하기 위한 계획, 두 번째는 무계획, 세 번째는 무모한 계획입니다. 

반면에 부자님 사장인 이선균은 파티를 하는 것도 디테일한 계획을 세워서 합니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의 폐단, 빈부격차, 측근 채용, 친족 경영 등을 비유적으로 비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계획을 가지고 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복합적인 이유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