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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n 24. 2019

역지사지(易地思之)

자녀에게 보내는 참회의 편지①



  가볍게 편지를 씁니다. 너희들도 가볍게 들어 주세요. 이런 편지를 쓰는 것은 나를 돌아보고, 너도 언젠가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빠와 엄마는 결혼 후에 많이 다투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그랬고, 아빠나 엄마가 너무 무지해서도 그랬습니다. 엄마 아빠가 싸울 때 엄마나 무서웠겠습니까. 


   지금 와서 생각하니 후회가 됩니다. 골곡이 있어도 인표가 잘 견뎌내서 고맙습니다. 고맙고 대견합니다. 너희도 가정을 꾸려서 살고 있지만, 부부는 자녀들에게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내가 혹시 잘못하는 게 있더라도 직접 나무라지 마십시오. 화가 난다는 것은 내 마음에 불편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서천석 박사의 저서 《마음 읽는 시간》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출할 대 아내가 늦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불편해집니다. 화장을 하느라 늦게 나오는 아내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내 마음속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더 예쁘게 가꾸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주면 내 마음의 불편감이 사라집니다.  


  사람은 늘 자기편에서 생각을 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있습니다. 상대의 편에서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남을 예우해도 고마워하지 않으면 자신의 예우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전해지지 않으면 자신의 인자함을 되돌아보고, 남을 다스려도 따르지 않으면 자신의 지혜를 돌아보라는 사자성어입니다. 나의 시각이 아니라, 상대의 시각으로 헤아려 보면 다르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아내의 시각에서, 아이들의 시각에서 생각했다면, 젊었을 때에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을 텐데, 후회가 많이 됩니다. 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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