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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an 07. 2021

무엇으로
인생의 스토리를 쓸 것인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떤 스토리를 쓸 것인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생각이 많아집니다. 은퇴 후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후배가 하는 직장에서 2년 넘게 일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자리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자리를 얻어서 일하고 있으니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깁니다. 그런 일자리를 그만둡니다. 광야로 나갑니다. 광야에서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후임자를 구할 때까지만 다니겠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항상 결핍은 아니듯, 같이 있는 것이 항상 충족은 아니다.”*   

 

  위의 말을 비틀어 말하면, ‘직장이 없는 것이 항상 결핍은 아니듯, 직장에 다니는 것이 항상 충족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직장은 개인의 특성이 존중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개인의 특성이 존중되지 않으면 이는 인간적이지 않습니다. 획일화되고 표준화되며, 규칙화된 제품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 직장은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기보다는 규격화되기를 원합니다. 이를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깥세상을 탐구하기 위해 그 세계를 면밀하게 관찰하듯이, 내면의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예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

  내면을 관찰하다 보면 참 ‘나’가 아닌 마음과 몸의 움직임 때문에 자신을 얼마나 추하고 부자유하게 만들고 있는지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그동안 나를 보기보다는 타인을 보려고 했습니다. 늦게나마 내면의 관찰을 통해서 나를 알아야 겠습니다. 나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얻고도 나를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정 스님이 '무소유'를 주장했나봅니다. 명예나, 물질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내 모습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라도 내려놓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George Bernard Shaw는 “나를 미치게 하는 공부는 따로 있다. 마음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디에 있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지 나를 돌아보고, 내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겠습니다. 이런 마음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음훈련과 더불어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마하트라 간디는 “영원히 죽을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배움은 쉼이 없습니다. 직장은 스스로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아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면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광야에서는 조금이라도 뒤처진다면, 점점 존재감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배운 것을 어떻게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가? 입니다. KBS 아나운서 출신 작가인 손미나는 2015년 8월 4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시대에 웬만한 지식은 검색으로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배운 걸 어떻게 삶에 적용하고, 행복에 적용하며, 배움을 통해 내가 어떻게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제는 배운 것이 있는 만큼만 세상에 나가, 작은 반딧불처럼 반짝이고 싶습니다. 하도 작아 보잘것없지만 그런 작은 빛이 하나둘 늘어나면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그대의 찬 손’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귀담을 말이지요.

   

  “그대의 찬 손, 내가 녹여 주리라.

  이 어둠 속에서는 찾아도 소용없어요.

  다행히 밝은 달이 우리 가까이 있다오.

  내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 말해줄까요?    


  나는 시인이라오.

  다만 시를 읊으며 가난하나 기쁘게 부자같이 지낸다오.

  시와 사랑의 노래, 아름다운 꿈과 이상의 낙원에서 마음만은 백만장자처럼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가 조용한 내 마음에 불길을 던져준다오.

  사랑스러운 그대의 눈길이 나의 꿈“   

     

   사랑하는 사람의 눈길로 ‘내 인생의 스토리’를 쓰는 꿈을 꿉니다.*

참고 문헌

* 노명우,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193p, (사월의 책, 2015) 

** 이여명, 《나 자신만큼 나를 괴롭히는 이는 없습니다》, (정신문화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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