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자서전 Jan 21. 2021

거꾸로 본 세상

 나이가 드니 아파오는 데가 많아진다. 질병에도 통증이 없는 병과 통증이 있는 병이 있다. 통증이 있는 질병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어떤 사람은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하는 게 소원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허리통증이 있다. 2014년에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읽다가 일어나 집으로 오려고 하는 데 걸을 수가 없다. 늦은 밤이라 병원에 가지 못하였다. 집에서 밤새도록 고통을 견디어 냈다. 다음날 아침에 척추전문 병원엘 갔다. 의사는 MRI를 찍은 사진을 보더니 척추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남에 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척추 수술을 하라고 하는데 잘 아는 병원이 있느냐고 물었다. MRI사진과 의사소견서를 가지고, 동생이 소개한 병원을 찾아갔다. 강남 모 병원의 의사는 진찰을 하더니 수술하지 않고 시술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시술을 받은 후에 걸을 수는 있지만 가벼운 통증은 지속되고 있다. 운동으로 주변 근육을 키우라고 말한다. 척추가 약하므로 근육을 키우면 약한 척추를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그중에 ‘꺼꾸리‘라는 운동이 있다. 몸을 거꾸로 매달리게 하면 척추를 보호하여 척추건강에 좋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꺼꾸리‘를 검색했다. 새 상품은 13만원에 판매가 된다.  네이버 ’중고나라‘카페로 들어가 검색을 했더니 5~6만원이다. 그런데 중고품은 배달이 안 되어 택배로 물건을 받아야 하는 데 부피가 커서 택배로는 안 된다. 직접가지고 가란다. 분해해서 보내면 택배로 보낼 수가 있다. 그래서 판매자에게 ’분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나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냥 가져가는 사람에게 팔게요.’하는 문자다. 분해하기가 싫거나, 분해하여 포장을 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꺼꾸리‘를 판매하는 곳이 서울지역이 많다. 내가 사는 평택은 ’꺼꾸리‘를 중고로 파는 사람이 많지가 않다. 인근 천안이나 수원까지는 갈 수가 있지만, 거기서도 중고로 파는 사람이 없다. 한마디로 평택에서 중고물건을 사기는 쉽지 않다.     


  급한 것이 아니라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다 어느 날 ‘중고나라’를 검색해보니 평택에서 ”꺼꾸리‘를 파는 사람이 올라왔다.. 그것도 분해를 해 놓았다고 한다. 분해를 했으면 승용차에 실을 수 있다. 판매자와 약속을 하고 약속시간에 만났다. 조립을 하는 설명을 들었다. 집에 와서 조립을 했다. 젊어서는 기계를 잘 만졌다. 아내가 맥가이버라고 했다. 그런데 조립이 잘 안 된다. 인터넷으로 ’꺼꾸리‘ 조립 동영상을 보고 조립을 했다. 그래도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시행착오 끝에 조립이 완성됐다.   


‘꺼꾸리‘에 올라가 거꾸로 섰다. 벽에 걸린 내 사진이 거꾸로 보인다. 거꾸로 보니 웃는 것 같다. 평소에 평범해 보였던 얼굴인데 거꾸로 보니 웃고 있다. 가끔은 세상을 거꾸로 볼 필요가 있다.      

 ‘꺼꾸리‘로 운동을 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람관계에도 거꾸로 법칙을 적용하면 어떨까? 

인간관계에서 내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방과의 입장을 거꾸로 생각해보자. 그러면 이해심이 생기고, 공감하는 마음이 늘어나서 서로서로 좋은 사이가 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우는 즐거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