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자서전 Sep 14. 2022

자녀들에게 매주 편지를 써볼까?

마음담은 편지

   오랜만에 ‘편지를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딸과 아들을 두었습니다. 제 나이 팔십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자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잔소리 같지 않으면서 해주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이지 않습니다. 딸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을 때, 아들이 군대에 갔을 때도 손편지를 썼습니다. 그것도 매주 써서 보냈습니다. 또 며느리가 임신했을 때는 태교편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손주들에게 그림을 그려 엽서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40에 이른 자녀들에게 매주 편지를 쓰겠다는 생각은 매우 무모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잔소리가 아닌 사랑이 담긴 편지를 쓸 수 있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아들은 미국에 있으므로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고 싶지만 영상통화로 아쉬움을 달려는 정도입니다.

  아들이 군대에 있을 때 매주 손편지를 썼던 기억을 살려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편지를 쓰면서 나도 치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군대에서 매주 손편지를 받는 아들도 상사들에게 “너희 아버지는 대단하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아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답니다. 편지는 누구에게 인정받으려고 보낸 게 아니지만 군대라는 특수환경에서는매주 보낸 편지한 통이 가지는 나비효과가 있었습니다. 자녀들이 편지를 읽고 아버지가 떠난 후에라도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2014년에 읽었던 《딸에게 보낸 심리학 편지》가 떠오릅니다. 딸이 다 컸지만 30년 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편지로 전하고 싶은 정신과 의사이자 엄마의 편지입니다. 나는 심리학을 그만큼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1년에 130~150권을 읽은 독서의 힘과 팔십 년 가까이 살아온 연륜으로 자녀들에게 유익한 아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그 마음을 나 혼자 간직하면 흔들릴 것 같아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브런치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떨림이 느껴집니다. ‘잘 할 수 있을까?’      

2209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