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자서전 Feb 26. 2024

일본여행 후기

일본과 한국의 관광지


  설에 2박 3일로 오사카엘 갔다. 손주가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가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바로 유니버설스튜디오로 갔다. 유니버설스튜디오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입장료도 종류가 7가지다. 마케팅에서 말하는 차별화 전략이다.  사람이 많으니 대기 줄이 길다.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는 ‘엑스 프레스 패스’도 있다.    손주는 닌텐도 월드를 가보고 싶다고 했다. 넓은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답답했다.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 간신히 목적지를 찾았다. 줄을 서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놀이기구를 타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걸린다. 타는 시간은 10여 분인데 기다리는 건 1시간이 넘는다.

 우리나라에도 에버랜드나 롯데월드가 있다. 하지만 이곳훨씬 놀 것, 볼 것, 먹을 것이 많다. 다음날은 아라시야마(風山)엘 갔다. 대나무가 많은 곳이다. 옆으론 큰 계천이 흐르는데 1급수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대나무 숲까지는  걷는 데, 가는 길목에 각양각색의 상점들이 많이 보인다. 관광지는 평범한데 여기에 왜 이렇게 관광객이 많이 오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유가 있다. 거리가 깨끗하다. 길에 휴지나 오물을 볼 수 없다. 상점마다 독특한 상품들이 보인다.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상인들이 친절하다. 이런 게 관광객을 부르나보다.


 점심은 회를 먹으러 갔다. 주택가로 들어갔는데 거기에 작은 간판이 붙어 있다. 오래된 옛날 일본식 주택이다. 가정집인데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이다. 네다섯 명이 이용하는 테이블은 하나뿐이고, 한두 명이 오면 주방 앞의 작은 탁자를 이용한다. 2층은 살림집이다. 

 오후에는 기요미즈데라(淸水寺)엘 갔다. 많이 걸어서 올라간다. 뭐가 있을까 싶었지만 평범한 절이다. 별로 볼 것은 없다. 신기한 곳은 ‘태아체험’이라는 게 있다. 10엔을 내고 들어가는 것이다. 지하로 내려가는데 캄캄하다. 왼쪽에 안내하는 바가 있다. 그걸 잡고 간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캄캄하니 두렵다.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닌데도 길게 느껴졌다.

 신사이바시(心斎橋)에서 저녁으로 와규(和牛)를 먹었다. 우리나라의 한우와 같이 일본의 전통 소를 와규(和牛)라고 부른다. 코스 요리를 주문했다. 각종 부위의 고기가 나왔다. 고기 위에 작은 종이가 보인다.  종이에 세로로 고기의 부위 이름이 적혀 있다. 가격은 1인분에 5만5천 엔이다.

 식사 후에는 시내 구경을 했다. 난바(難波) 지역의 도톤보리(道頓堀)인데 길거리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가게에는 관광객들에게 특정한 상품들이 눈에 띈다. 종업원의 가슴에는 ‘中文 OK’라는 명찰을 달았다. 가이드가 말한다. "일본에 중국 단체관광이 허락되지 않는데도 이렇게 많이 온다"라고 말한다. 와규(和牛)를 먹은 식당에서 이곳의 랜드마크인 마라톤 네온사인이 있는 글리코상(グリコサン)까지 인파가 넘쳐난다. 버스킹을 하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명동에 관광객이 많았다. <겨울연가>의 욘사마 열풍으로 남이섬에도 일본인들이 많이 왔었다. 지금은 어떤가? 명동의 거리가 한산하다. 빈 가게도 보인다. 경주, 설악산, 부곡 하와이, 제주도 등 우리나라의 관광지는 어떤가? 전국의 폐건물만 전문으로 보여주는 유튜브가 있다. <올빼미 TV>, <강호의 발바닥>을 보면 관광지의 폐건물들이 너무 많다. 왜 이런 현상이 왔을까?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산다. 수출 경기는 어떤지 몰라도, 내수 경기는 좋지 않다. 서민은 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일본은 내수경기가 나쁘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의 관광지에 사람이 많은 건 왜 일까? 우리는 뭐가 부족해서 관광객이 오지 않을까?

 전후 일본에 주거하면서 일본을 취재해 온 미국인 기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인에 대해  보고 느낀 점을 써서 『국화와 칼』이라는 책으로 냈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일본인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일본인의 특징으로 '정신력'을 강조한다.


 “일본은 정신력이 반드시 물질력을 이긴다고 부르짖었다.” 45쪽


 “정신은 전부이며 영구불멸(永久不滅)의 것이다. 물질적 사물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은 이차적인 것일 뿐 영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질 자원에는 한도가 있다. 물질적 사물이 천년도 가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라고 외쳤다.” 47쪽


  “일본의 지도자들은 일반인의 생활에서도 물질적 환경보다 정신이 더 우월하다는 관념을 주입했다. 예를 들면 국민이 24시간의 공장 노동과 야간 폭격(爆擊)으로 극도로 지쳐있으면, 그들은 ’우리의 몸이 고통스러울수록 우리의 의지와 정신은 더욱 드높아져 육체를 능가한다.‘” 48쪽


  “일본인들의 말에 의하면, 정신은 전부이며 영구불멸의 것이다. 물질적 사물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은 이차적인 것일 뿐 영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7쪽     


일본인은 물질보다 정신력을 강조한다. 이것이 장인(匠人) 정신이고, 서비스 정신이며, 상인(商人) 정신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인, 그들의 삶목표는 무엇인가를 살펴보자.      

 “일본인의 영원불변(永遠不變)의 목표는 명예이다. 타인에게 존경을 받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231쪽     


 자신의 명예뿐만 아니라 가문의 명예, 지역의 명예를 중요시한다. 

 우리나라의 관광지에서 자신의 명예, 지역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바가지요금으로 관광객이 떠나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문헌

Ruth Fulton Benedict(루스 베네딕트), 김윤식 · 오인석 옮김, 《국화와 칼》, 을유문화사, 2019.     

매거진의 이전글 늙어서 해야 할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