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자서전 May 09. 2024

유언장

임종과 유언

 

 도서관에서 유언과 관련된 책을 대출했다. 나이가 80이 되니 죽음과 유언에 관심이 생긴다. 유언은 살아있는 동안에 있었던 내 삶을 농축해서 한 장의 문서로 남기는 행위이다. 내 삶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부터, 마지막 한마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 본 일이 없다. 40대에 호스피스 교육을 받으면서 유언장을 써보기는 했다. 그때 유언장을 쓰면서 눈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렸다. 그때는 준비도 없이 썼다. 하지만 이제는 그때와 다르다. 진짜 유언장을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써보고 싶다. 그래서 유언, 죽음과 관련된 책을 몇 권 대출했다. 


 사실 오늘은 독서 모임에서 《빈방의 빛》이란 책을 가지고 토론회를 한다고 해서 그 책을 대출하려고 왔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나의 취향과는 안 맞는 책이다. 그래서 평소에 유언과 관련된 책을 읽고 싶어서 임종과 유언에 관한 책을 대출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2020년 기준으로 83.5세이다. 한국인은 83.5세 정도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다. 그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약 3년이 남았다. 2020년 기준이니까 조금 늘었다고 해도 4~5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삶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죽음도 삶의 일부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잠을 자듯이 

 삶을 마무리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거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일기를 쓰듯이 

 삶을 마무리하면서 유언장을 쓰는 거다. 


 이제부턴 나의 지나온 이야기를 자서전 형식의 에세이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나의 영광(榮光)과 과오(過誤)를 돌아보고 싶다. 240508

매거진의 이전글 스터디카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