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규칙함이 주는 괴로움

by 마음 자서전

8.31. 토

미국에서 돌아온 후에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되었는지 일상생활을 쉽게 할 수가 없다. 일기를 쓰던 것도 멈추었다.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돌아가던 시계추가 싫었는데 이제는 규칙적인 삶이 그리워진다. 규칙적이지 못한 모든 삶에는 고통이 수반되는 게 아닐까?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규칙적인 삶과 불규칙한 삶으로 편을 가른다. 규칙적인 삶에 싫증이 난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짧았었다.


은퇴 노인의 삶이란 불규칙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나름 정기적인 활동을 해 왔었다. 도서관엘 가고, 헬스장엘 가고, 탁구를 하러 다녔다. 그런데 귀국하고 며칠 동안 그전의 규칙적인 삶으로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복지관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도서관엘 갈까 생각하고는 집으로 왔다. 집에 와 보니 텔레비전을 보다가 낮잠을 자는 일이다. 도서관이나 야구장엘 갈 걸 하고 후회가 된다.

인간은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건강해지나 보다.

2a457c0ff32d81d96af3f04cf003b5c2.jpg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의 불규칙적 생활습관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나의 과식 행동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나의 음주운전 행동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나의 모든 회피적 · 도피적 행동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노안영, 《게슈탈트치료의 이해와 적용》, 학지사, 2013.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살펴볼 것을 권하고 있다.

결국, 나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오늘 불규칙한 생활을 겪으면서 하루를 보냈다. 미련하고 어리석은 나 자신을 나무라고 원망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랍스터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