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인터넷으로 영화순위 검색을 했다. <베테랑>이 오늘 개봉이다.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상영관도 압도적으로 많다. 다른 영화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영화가 없다. 영화관은 대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대형 영화관이다. 나는 가끔 신도림역에 있는 시네Q라는 영화관을 간다. 메이져 영화관이 아니지만 좋은 영화를 상영한다. 시네Q를 검색하니 <러빙 빈센트>가 눈에 들어온다. 화가 고흐의 사망과 관련된 사건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100여 명의 화가들이 고흐의 그림 유형으로 그려서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를 보는 게 명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을 거라고 생각해서 보고 싶었다.
영화관에서 노인 우대로 관람권을 발급받았다. 6000원이다. 이 영화는 2017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재개봉을 한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고흐가 죽고 난 후에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인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갖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영화의 스토리 전재는 단순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옥같은 대사가 눈에 띈다.
“그래, 내 그림들, 그것들을 위해 난 내 생명을 걸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자막이다. 고흐는 그림에 생명을 걸은 화가이다. 안중근 의사는 나라를 위해 생명을 걸었다. 어떤 일에 생명을 건다는 건 그 일이 자신의 모든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한 가지에 매진할 수 있다는 건 그 일을 그만큼 사랑한다는 말이다.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자신의 그림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질 못하는 설음에서도 동생 테오의 재정적 도움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동생과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미안함을 느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자신은 그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신적으로는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그의 그림이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의 점심을 뺏어먹는 까마귀를 보며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 사람이 정말 외롭다는 것을 알았죠.”
얼마나 외로웠으면 도시락을 까마귀에게 내어주고 싶었을까? 그렇게도 함께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에게 다가오는 건 그의 주머니를 노리는 밑바닥 여자들 뿐이었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겠지.”
나도 늙으니 평화롭게 가고 싶다. 멀리멀리 있는 하늘의 별까지….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