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
돌봄의 국가책임
사람은 누구나 돌봄을 받는다. 갓난아이 때는 엄마의 돌봄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갓난아이부터 성인이 되기까지는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돌봄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인은 가족간의 돌봄에 정성을 다한다. 결혼 후에도 아기를 봐주거나, 반찬, 김장을 해다 주기도 한다.
서양의 개인주의 문화와 달리 우리는 공동체 문화가 있다. 공동체 문화는 좋은 점이 있지만, 젊은이들은 기성세대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지금 세대도 그런데 다음 세대는 더 그렇것 같다.
예전에는 치매노인도 가정에서 돌보던 일이 지금은 공적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요양원이란 곳은 치매노인을 돌봄을 하는 곳인데, 돌봄이 가정에서 하는 것만 못하다. 그렇다고 집에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돌봄 민주주의》란 책이 있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우리 모두를 사회구성원으로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서로를 평등하게 대우함은 누구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그 전제 조건으로 한다. 민주주의에서 돌봄이 핵심 주제이듯, 돌봄도 진정한 민주주의 문제이다. (중략)
민주적 돌봄이라 함은 돌봄 의무에 전제된 한계와 허구를 바르게 인식하고 돌봄 책임에 대해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직접적이고 친밀한 돌봄의 역할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교육이 국가의 책임이듯이, 복지도 국가의 책임이다. 국가에서 해야 할 복지를 민간에게 의탁해서 하고 있다. 많은 요양원이 복지를 통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돌봄 민주주의나, 돌봄 윤리가 희미해가고 있다. 국가에서 할 일이 많고 쓸 돈이 많겠다, 하지만 쓸데없는 곳에 공항을 짓고,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에 도로를 놓는 일을 줄이면 좋겠다.
다른 곳에 예산을 줄여, 북유럽처럼 요양시설을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여야 한다.
《돌봄윤리》란 책에 있는 내용 중 일부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돌봄 윤리의 핵심은 의존인의 필요에 도덕적 응답이다.
둘째, 돌봄윤리는 공감, 동감, 민감성, 응답성 같은 감정의 역할을 중요시한다.
셋째, 돌봄 윤리는 구체적particular이고 부분중심적partial인 관계와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넷째, 돌봄윤리는 가족, 우애 및 사적집단의 맥락에서 상호연계된 사람들, 즉 감정과 비자발성이 결부된 불평등하고 의존적인 사람들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도덕문제를 중요하게 간주한다.
다섯째, 돌봄윤리는 도덕적⋅인식론적으로 인간을 관계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존재로 바라본다.
모든 사람은 자유주의적 개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수년 동안 돌봄을 받아야 하며 돌봄관계에 얽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