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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 발달 영역

(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

by 마음 자서전

성장이라는 이름의 계단, 근접 발달 영역

러시아 유대인인 레프 비고츠키(Lev Vygotsky)는 우리에게 '근접 발달 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선물했다. 마치 우리가 오르지 못하는 계단 앞에 서 있는 아이와 같다고 할까? 혼자서는 도저히 다음 계단으로 발을 내디딜 수 없지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우리는 그 도움을 발판 삼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근접 발달 영역의 핵심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성장한다. 어떤 아이는 혼자서도 척척 계단을 오르지만, 어떤 아이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현재 위치가 아니라, 아이가 도달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여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방식도 중요하다. 아이가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의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너무 쉬운 도움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고, 너무 어려운 도움은 아이를 좌절하게 만들 수 있다. 마치 숙련된 등반가가 초보 등반가의 속도에 맞춰 안전하게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말이다.

근접 발달 영역은 아동기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는 평생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며 살아간다. 어른이 되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멘토나 동료의 도움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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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근접 발달 영역은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 게임 외에 다른 활동에 흥미를 느끼도록 돕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는 것은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게임 중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WHO에서는 '게임 이용 장애'라고 딱 정의 내렸다. 핵심은 세 가지. ‘게임 통제력 상실’, ‘게임이 인생 1순위’, ‘문제 생겨도 계속 게임’. 게임 중독은 늪과 같아. 헤어 나오기 힘든 상태다. 게임 중독은 복잡한 문제이다. 부모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아이의 잠재력을 믿으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근접 발달 영역은 우리에게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 함께 손을 맞잡고 성장이라는 계단을 오르는 여정, 그것이 바로 근접 발달 영역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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