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Recall) 재인(Recognition)
사랑하는 호진에게,
요즘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지? 열심히 애쓰는 모습이 할아버지 눈에는 참 대견하고 기특하단다. 그런데 공부는 단순히 오래 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단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몇 가지 공부 비밀을 알려주고 싶구나.
첫째, 공부한 내용을 ‘조직화’해야 한다. 큰 주제를 나누고, 그 안에 작은 내용을 묶어 정리하면 머릿속에서 길을 찾듯이 기억하기가 쉬워진단다. 예를 들어 역사 공부를 할 땐 시대별·사건별로 표를 만들고, 과학 공부는 정의·공식·예시로 나누면 좋아.
둘째, ‘분산학습’을 해야 한다. 하루 종일 붙들고 있는 것보다, 여러 날에 걸쳐 조금씩 나누어 복습하는 게 훨씬 오래 기억된단다. 오늘 배운 것을 내일 5분, 사흘 뒤 10분, 일주일 뒤 다시 확인하면 기억이 단단해지지.
셋째, ‘청크화(Chunking)’라는 방법을 쓰면 도움이 된다. 긴 숫자나 내용을 작은 덩어리로 묶는 거야. 전화번호를 010-1234-5678처럼 끊어 외우면 쉬운 것처럼 말이야.
넷째, 재미있는 ‘기억술’을 활용해라. 그림을 떠올리는 ‘심상’, 집 안을 돌며 장소마다 내용을 배치하는 ‘장소법’, 숫자와 단어를 연결하는 ‘걸이단어법’, 그리고 첫 글자로 단어를 만드는 방법도 있어. “수·금·지·화·목·토·천·해”처럼 말이지.
다섯째, 공부한 내용을 ‘너의 경험이나 감정과 연결’해라. 예를 들어 물리의 ‘마찰력’을 배울 때 운동장에서 신발이 미끄럽지 않았던 일을 떠올리면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단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두 가지 기억 방식이 있단다.
* 회상(Recall)은 책을 덮고 머릿속에서 스스로 기억을 꺼내는 거야. 조금 힘들더라도 꺼내보려는 순간 뇌는 더 단단히 기억을 붙잡는단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인출 연습 효과(Retrieval Practice)라고 부른단다.
* 재인(Recognition)은 이미 본 것을 다시 봤을 때 ‘아, 이거야!’ 하고 알아보는 거야. 객관식 문제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것이 좋은 예지. 회상이 능동적인 꺼내기라면, 재인은 보여주면 알아보는 힘이란다. 두 가지가 함께 훈련되면 시험에 훨씬 강해진다.
호진아!, 공부는 단순히 많이 하는 것보다 ‘똑똑하게 하는 것’이 비밀이란다. 조직화하고, 나누어 복습하고, 기억술을 활용하고, 회상과 재인을 균형 있게 연습한다면 네 머릿속은 튼튼한 도서관처럼 되어 어떤 문제도 잘 풀 수 있을 거다.
언제나 호진이의 노력을 응원하는
사랑하는 할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