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동의 마음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인표, 지혜에게
요즘 두 사람 모두 바쁜 생활 속에서도 세 아이를 정성껏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은지,
멀리서 늘 지켜보며 고맙고 든든한 마음을 갖고 있다.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아이 하나하나를 세심히 돌보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는 늘 감사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우울증이 있는 아동·청소년》이라는 책을 읽다가 애린이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레 전한다.
“ADHD가 우울증보다 먼저 발병하고 우울증은 ADHD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우울증에는 강박장애와 비슷하게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는 ‘반추사고’가 나타날 수 있지만 강박행동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우울증은 강박장애로 인해 부차적으로 나타나거나 그와 상관없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애린이가 지금 우울한 상태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ADHD가 있는 아이들은 자존감이 흔들리거나 반복된 실패 경험이 쌓이면 우울감으로 이어질 위험이 조금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예방하고, 애린이 마음을 잘 지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1. 애린이가 화장에 관심을 두는 것도 자연스러운 변화라 본다
요즘 애린이가 얼굴 화장을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1살 전후의 아이들은 사춘기 초입에 접어들면서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진다.
- 친구들 따라 꾸며보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
- 미국의 다양한 문화 속에서 자기 모습을 찾아보는 시도
- ADHD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강한 호기심과 창의적 표현
이런 것들이 합쳐져 화장으로 나타나는 것은 너무나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다.
또한 외모를 꾸미는 경험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를 탐색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억누르거나 비판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멋지네, 예쁘네” 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혹시라도
- 화장을 안 하면 불안해한다거나
- 외모 때문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때는 아이 마음을 부드럽게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인 관심과 자기표현의 일부이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2. 애린이의 자존감이 우울증 예방의 핵심이다
ADHD 아이는 때때로
“나는 왜 자꾸 실수하지?”
“다른 애들은 잘하는데 왜 나는 어렵지?”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그래서 작은 성취에도 크게 칭찬해 주고, 실수해도 “누구나 그런 실수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과 정서 안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린이는 밝고 따뜻한 아이니까 두 사람이 보여주는 격려와 공감은 꼭 기억 속에 남아 아이 마음을 지켜주는 큰 힘이 될 것이다.
3. 감정을 표현하도록 돕는 것이 우울감 예방에 효과적이다
우울증의 반추(反芻)사고는 속상한 감정을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서만 자꾸 되뇔 때 시작되기 쉽다.
모두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오늘 기뻤던 일 하나, 속상한 일 하나 말해볼래?”
이런 짧은 질문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을 매우 가볍게 해준다. 애린이가 스스로 감정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우울로 가는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4. 두 사람이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첫째 성주의 불안, 둘째 애린이의 ADHD, 리나까지 세 아이가 각기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가 서로 협력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큰 안정이 되고 있다.
서로 격려하는 가정, 아이들의 감정을 수용하는 부모, 꾸준한 관심과 공감—
이것들이 우울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 본다.
멀리 있어도 세 아이와 두 사람을 향한 사랑은 늘 가슴 깊이 있다.
애린이를 위해 우리가 함께 알고 있으면 좋을 정보를 따뜻한 마음으로 공유하고 싶어서 썼다.
세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두 사람이 늘 자랑스럽고, 아버지는 언제나 두 사람의 든든한 후원자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사랑한다. 아버지가.
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