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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Mar 27. 2017

누구에게나 빈곤이 올 수 있다.

《벼랑에 선 사람들》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지도교수인 제정임과 학생들이 만든 단비뉴스 팀이 르포형태로 만든 책이다. 저소득층의 일을 체험하고 그들의 힘들 일이 어떤 것인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취재팀이 시리즈를 통해 제시한 대안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은 지금 당장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초 분야의 복지를 강화하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재별 중심의 경제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 세 번째는 노동이 제 값을 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남자는 힘을 쓰는 육체노동의 현장으로 뛰어들고, 여자는 감성노동의 현장으로 찾아갔다.


가락시장 파 배달꾼 체험은 대화 없이 오직 명령으로만 움직였다고 말한다.

몸은 힘들게 움직이고 생각은 명령에 따라야 한다. 머리는 쓰지 않고 몸만 쓴다.

‘대화는 없었다. 명령만 있었다.. 하루에 ‘예, 알았습니다.’만 수십 번씩 외쳤다.‘ (P35)

텔레마케터를 체험하는 직장은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동료들과는 말이 없다. 감시와 감독에서 일한다.

일하는 동안 사무실에서 가장 높은 실장이 우리를 계속 지켜본다. 한때 언론고시를 준비했다는 30대 중반의 이 남자는 우리가 고객과 어떻게 대화하는지 다 듣고 있다. (P54)


청소유목민으로 불리는 출장청소는 다른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 야간에 출장을 다니며 청소를 한다. 밤잠을 못자고 일하다보니 힘들고 어려워 며칠하고 돌라서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이 줄면 보충할 생각은 안하고 적은 인원으로 해내고 그 몫을 나눠 갖는다.

7년 동안 나처럼 석 달 이하로 일하고 떠난 사람이 150명은 되는 것 같다고 한다. 하루해보고 다시는 안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한 20명 쯤 돌아야 쓸 만한 사람 하나 생기는 것 같다. 사장은 월급을 올려서 사람을 붙잡을 생각은 없고, 적은 인원으로 어떻게든 해내고 그 몫을 관리직들이 나눠 갖자고 했다. 76

화려한 호텔 뒤에는 하우스맨이 있다. 그들은 투명인간처럼 행동한다. 필요할 때만 재빨리 서비스를 하고 사라진다. 어떤 손님은 하인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남을 의식하지도 배려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많다. 세탁물 배달을 하러 가보면 팬티만 입고 문을 여는 손님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많다. 방에서 흐드러지게 파티를 한 뒤 하우스 맨을 불러 그 자리에서 설거지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

“아랍 손님은 하우스맨을 하인처럼 부리기도 하니까 잘 대처하세요.” 경민씨가 알려주었다. 89



하루 3천원이 없어 거리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다.


재개발로 제대로 보상을 못 받고 거리로 나선 이들도 있다. 같이 모여 살던 셋집을 깡패용역들이 집을 부수어서 쫓겨났다.

 하루 6300원하는 쪽방도 어떤 이들에게는 사치일 수 있다. 얼마 안 되는 보증금과 월세도 감당하기 벅찬 그들은 하룻밤 3,000~5,000원짜리 찜질방, 만화방, PC방, 다방 등을 전전한다. 그마저 여의치 않을 때 지하도로 내려간다. ‘길 위의 막장 인생’이 되는 것이다. 119

 가족과 모여 살 수 있는 집 한 칸이 한 인생을 나락에 떨어뜨릴 수도, 되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김씨가 겪은 세월이 웅변하고 있었다. 김씨는 ‘움막생활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 말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도 곳곳에서 재개발한다고 난리잖아, 첨단 도시니 하는 허황된 말로 부추겨서, 돈 버는 사람은 엄청나게 챙겨도 없는 사람들은 밀려나서 죽잖아, 그래도 개발에 눈이 멀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본 척도 안 하고 있잖아….” 142

가난한 사람들은 애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할 때가 있다.  직장에서 조퇴는 물론 휴가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잠시 자리 비우는 것도 힘든데 조퇴는 말도 안 된다는 분위기였어요. 조퇴하면 월급에서 일당을 제하겠다는 으름장도 들었죠. 아이가 아파 며칠씩 병원에 가야 할 때마다 그냥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있는 직장도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거죠.” 218



보험을 믿고 가입했는데 중대질환이 아니라고 지급을 거절하여 거리로 내몰린 사람도 있다.

“처음 보험설계사에게 청구했을 때는 질병 코드번호만 맞으면 보험금이 나올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험사에서 연락이 와서는 중대한 질병에 해당되지 않아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겁니다.” 289


“보험사가 병과 돈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았어요.” 293


그밖에 자폐아동, 신장장애인 등 여러 원인으로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의 진료체계가 민간으로 넘어가서 국민들에겐 공공진료의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다른 나라처럼 국공립의료기관이 많아져야 한다.  

 저당 잡힌 인생

학비로 인하여 빚을 지면 갚을 길이 없다. 빚이 빚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잘못하면 다단계조직에 빠져서 빚이 더 늘어난다. 사금융(私金融)으로 인한 피해도 많아지고 있다.

2010년 3월 대학원에 진학한 후 박씨는 4학기 동안이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시중 은행과 한국장학재단 등에서 대출받았다. 대학 대 이미 대출받은 2,400만원을 포함, 현재 박씨가 갚아야 할 돈은 총3,850만 원이다. 대학 때 대출받은 돈의 원금 상환은 2012년 2월, 대학원 학자금의 원금 상환은 2013년에 시작된다. 2012년 2월부터 매월 50만원을 갚다가 2013년이 되면 매달 130만 원씩 갚아야 한다. 아직 취직을 못한 박씨는 요즘 부쩍 초조한 마음이 든다. 344



《벼랑에 선 사람들》 (제정임, 단비뉴스취재팀)

 젊은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한 글이다. 현재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도 함께 참여하였다.

한국의 현실에선 빈곤에 관한 책들이 나와도 읽히질 않는다.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알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현재의 중산층도 언제 나락으로 덜어질지 모른다.

사회적 안정망이 부족한 현실에선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IMF 때, 잘 나가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부득이한 원인으로 빈곤에 빠진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사회적 원인이 더 큰 문제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사회가 나서야 한다.

 개인은 자원봉사를 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

 그들에게 작은 희망을 모아주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도록 국가와 정치권에서 나서야 한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이념으로 변질 될 수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제적 격차가 발생한다.  사회적 낙오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경제도 선진국형으로 발전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정치적인 이슈로 묻혀있지만, 빈부 양극화는 우리사회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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