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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n 22. 2017

70넘게 살아보니 (동기動機motive)

<나를 돌아보는 시간>

 70넘게 살아보니 (동기)

 어렸을 때 여기저기 새로운 것을 보면 그냥 지나가질 못했다. 눈으로 들여다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무슨 소리가 나나 들어보고, 무슨 냄새가 나나 맡아보고, 어떤 맛인가 맛을 보야 했다. 친척집에 갔을 때다. 마루 밑에 나무상자가 보였다. 처음 보는 상자인데 우리 집에는 그런 상자가 없어서 그 안에 무엇을 들었는지 궁금했다.  어른들은 방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나는 살그머니 밖으로 나와 상자를 열었다. 상자에는 처음 보는 연장들이 있었다. 연장을 꺼냈다. 망치는 우리 집에서도 보았지만 망치로 못을 박아보지는 못했다. 연장통에서 못을 꺼내 마당에 못을 박기 시작했다.  마루에 못을 막지 않은게 다행이다. 마루에 막았으면 망치소리를 듣고 어른들이 뛰어 나왔을 게다. 마당에는 소리가 울리지 않아 못을 많이 막았어도 어른들이 몰랐다. 

어디를 가나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에너지가 넘쳤다.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곳이 없어서인지 호기심이 많아서 인지, 그 당시 귀하다는 라디오도 뜯고, 시계도 뜯었다. 뜯어 놓고 조립을 못하여 고장이 나면 전파사로 가고 시계포고 갔다. 아버지는 그래도 야단을 치고 않고 수리를 해 놓으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넘치는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숭광상회’란 가게를 하셨다. 신설동에선 제법 큰 규모 였따. 들리는 말에 따르면 동재문 밖에선 3번 째가는 부자였다는 말도 들었다. 장사가 잘 되니 상회는 종업원들에게 맡기셨다. 종업원은 대개 친척들이었다. 어려운 친척들을 데려다 숙식을 제공하고 월급을 주었다. 그 당시엔 일자리도 없고 보리 고개로 살기 힘든 시절이었다. 

 내가 바라보고 따라 배울 사람이 부족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 미술이나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면 내가 그런데 에너지를 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상회에 나가 종업원들과 어울리면서 좋은 것을 배울 수 없고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보고 들었다. 

 

성장기에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가에 따라 자녀의 장래는 달라진다. 엄마, 아빠가 무엇에 시간을 많이 보내는가에 따라 자녀도 따라하게 된다. 부모가 바람직한 생활태도로 행복한 마음가짐으로 대화하고 공동의 취미를 만들어 가면 좋은 교육이다. 이것은 어떤 사교육보다 성과가 좋다고 본다. 부모가 집에서 책을 보면 자녀도 책을 보게 되고, 미슬에 관심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면 자녀도 따라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다. 부모가 음악을 들으면 자녀도 그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  

 부모의 행동은 자녀의 성장 동기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동기접근;이라고 말한다. 자녀가 부모를 따라 바른 행동을 하면 부모는 자녀의 행동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상호동기화‘가 된다. ’명시적 동기‘보다 이런 ’암묵적 동기‘가 자녀교육에는 크게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부모의 영향으로 동기를 가진 자녀들이 자존감이 높아지게 되면 ’독자적 동기‘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래서 ’명시적 동기‘보다 ’암묵적 동기‘가 자녀교육에는 좋은 방법이다. 매슬로우는 ’결핍동기‘와 ’성장동기’를 말하고 있다. ‘결핍동기’는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동기이다. '성장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결핍동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성장기에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동기이다. ‘성장동기’는 보다 나은 자기 모습을 위해 노력하려는 동기라고 말한다.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장동기가 필요하다. 성장동기는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외적 동기는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동기인데 반해 내적 동기는 학습자 스스로 어떤 과제를 성취하고자 하는 동기이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을 보고 "나도 멎진 피겨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이 동기가 되었던 것처럼 자기 안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동기를 만들려면 어려서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다. 음악회, 미술관, 박물관, 방송국, 신문사를 방문하거나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학교의 여러 동아리와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내적동기'를 만드는 방법이다. 자녀들이 보고 들으면서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내적동기’가 된다. 

‘중요한 것은 동기다.’ - 이마누엘 칸트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 부여’다. 


나는 이런 내적동기를 받지 못했다. 아빠는 밖으로 돌아다니셨다. 엄마는 집에서 살림만하셨지 상회에 얼씬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니 상회도 점점 규모가 줄어들었다. 엄마와 아빠가 더 가정적이고 공동의 작업을 할 수 있을 때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따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내가 70넘게 살아보고 생각나서 쓰는 글이다. 

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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