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시>
오다가다 / 김억
오다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그저 보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뒷산은 청청(靑靑) 풀잎사귀 푸르고
앞바단 중중(重重) 흰 거품 밀려 든다.
산새는 죄죄 재 흥을 노래하고
바다엔 흰 꽃 옛 길을 찾노란다.
자다깨다 꿈에서 만난 이라고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십 리 포구 산 너먼 그대 사는 곳
송이송이 살구꽃 바람과 논다.
수로(水路) 천 리 먼먼 길 왜 온 줄 아나.
예전 놀던 그대를 못 잊어 왔네
김소월의 스승인 김억은 시로 맺은 형제와도 같은 사이다.
1894년 함경 정주 출생
일본유학을 하다가 사업이 실패하여 돌아왔다.
오산학원 선생으로 김소월을 등단시키게 한다.
프랑스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 우리나라 근대 시집 <해파리의 노래>가 있다.
* 민요조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7•5조 혹은 5•7조의 율조와 4행을 묶어서 연을 구성한 것.
* 뒷산을 청청, 앞바단 중중, 산에는 죄죄, 찾노란다. 등이 그런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