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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 한 줄

토마스 그랜머의 기도

기도한줄

by 마음 자서전


오, 하늘에 계신 아버님,

세상을 구원하신 아드님,

오, 두 분께로부터 오신 성령님,

성삼위일체이신 하느님,


비굴한 겁쟁이요.

가련한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악한 죄를 하늘과 땅에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어디로 갈 것이며

어디로 도망하여 구원을 얻겠습니까?


하늘에서는 눈을 들지도 못할 만큼 부끄러울 것이요,

땅에서는 그 어디에도 피난처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이대로 절망에 빠져야 합니까?


하느님, 용서해주십시오.

오, 좋으신 하느님,

당신은 자비로우신 분이요.

살려달라고 오는 자들을 내치지 않으시는 분인 줄 압니다.

그래서 지금 당신께로 달려가오니,

당신 앞에 무릎을 끊사오니,

비록 저의 지는 좌가 무겁더라도,

오, 주 하느님,

저에게 크신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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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들이신 하느님,

하느님이 인간 세상에 사랑으로 오신

이 큰 신비는 몇 사람의 사소한 범죄로 인하여 가려지지 않습니다.


오, 아버지 하느님,

당신은 우리의 사소한 죄 때문만이 아니고

이 세상에서 빚어지는 온갖 큰 죄악들을 없애고자

아드님을 죽음에 내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죄인이 회개하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에서 제가 그러하듯이,

당신께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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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님, 자비를 베푸시는 것이 당신의 일인지라

저 또한 당신의 자비를 피할 수 없습니다.

비록 저의 죄가 크다 하지만,

그보다는 당신의 자비가 더욱 크시기 때문입니다.


오, 주님, 저의 공로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요

저는 그것들을 조금도 붙잡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당신께서 영광 받으시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입니다.




토머스 크랜머 Thomas Cranmer, 1489~1556

토머스 그랜미는 헨리 8세와 에드워드 6세가 영국을 다스리던 때 컨터베리 대주교로서 영국 종교개혁을 이끈 중심인물이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인 메리 여왕이 집권하자 이단으로 지목되어 화형당했다. 처형장에서 큰소리로 드린 그의 마지막 기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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