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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Dec 28. 2017

장애와 암과 동행한 여교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샘터, 2013, 20171112)  

생후 1년 만에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이 됐다. 역경을 딛고 영미문학자이자 수필작의 길을 걸어왔다. 번역가, 컬럼리스트, 대학교수 등으로 활동을 했다. 

서울대학교 고(故)장왕록 교수의 딸이다.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뉴욕주립대학 영문학 박사를 취득하고, 서강대학교교수로 재직을 했다. 

뉴욕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다 완성하고 지인의 집에 갔다가 자동차에 있던 물건을 도둑맞았다. 차에 있는 모든 것을 가져갔다. 논문도 잃어버렸다. 장영희에게 논문은 시간과 땀의 결정체다. 논문을 잃고 허탈해졌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타자기로 친 논문이다. 작가는 다시 마음을 잡고 일 년 후에 논문을 완성한다. 그리고 논문에 이렇게 썼다.  


도둑에게 헌정한 내 논문을 보여 주면서 “인생이 짧다지만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1년은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라고 마래주고 싶습니다.  20


뒤늦게 라도 하는 게 낫다는 걸 말하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안 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하는 게 낫다. - 50 

# 장교수가 게으름을 피울 때 떠올리는 아버지의 말씀

작가는 장애를 가졌음에도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아름답게 보는 마음의 눈을 가졌다. 어려서부터 험한 세상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보며 살아왔다.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은, 우리는 모두 오감을 넘어선 어떤 초월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즉 누구나 본능적으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동화하고, 감격하고, 환의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72

힘들 때는 다음의 말로 자신을 위로하고 다른 이의 힘든 일도 위로 한다.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사람이면 누구나 다 메고 다니는 운명자루가 있고, 그 속에는 저마다 각기 똑같은 수의 검은 돌과 흰 돌이 들어있다더구나, 검은 돌은 불운, 흰 돌은 행운을 상징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이 돌들을 하나씩 꺼내는 과정이란다. 115

#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 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말하자면 운명론이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장영희 작가다. 친절은 미찌지 않는다. 손해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120

유방암, 척추암, 간암을 앓고도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았다. 손에는 원고를 쥐고 있었다. 그가 고통에서도 잡고 있었던 원고는 그에게 희망의 끈이고 빛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비유를 들어 말한다. 

두 개의 독에 쥐 한 마리씩을 넣고 빚이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한 후 한쪽 독에만 바늘구멍을 뚫는다. 똑같은 조건 하에서, 완전히 깜깜한 독 안의 쥐는 1주일 만에 죽지만 한 줄기 빛이 새어 들어오는 독의 쥐는 2주일을 더 산다. 그 한 줄기 빛이 독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되고, 희망의 힘이 생명까지 연장시킨 것이다. 232 


2001년 유방암은 치료하여 1년 후 다시 교단에 섰다. 2004년 척추로 암이 전이되었고, 간암까지 연이어 암투병을 하면서도 긍정과 희망을 놓치 않고 병원에서도 문학의 숲을 거닐다>, <축복>, <생일> 등 책과 일간지 칼럼을 쓰며 감동적인 모습을 남겼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출간하여 장애와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남기고 2009년5월 9일 향년 57세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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