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조그만 사랑노래 –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면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작품해설
미적인 언어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라는 표현을 생각해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쳐박혀 있다'
사랑의 옛 이야기를 아는 돌들이 슬퍼하는 것 같다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고 하면서
사랑의 금들이 생겼음을 말하고 있다.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사랑의 추억들을 몇 송이 눈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