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와 여행

요양보호사가 쉬는 날

by 마음 자서전

요양보호사가 쉬는 날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은 한 달에 모두 여덟 번을 쉴 수 있습니다. 쉬는 날은 내가 임의로 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요양원은 공휴일까지 쉬는 곳도 있지만 극히 드뭅니다. 국공립시설일 경우를 제외하고 민간시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1년이 지나면 연차 휴가를 15일 쓸 수 있습니다. 금년에 개정법이 개정됐습니다. 1년 미만도 연차휴가를 11일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전에는 1년 미만은 연차가 없었습니다. 시행은 5월부터라고 합니다. 소급해서 적용할지 아니면 소급적용을 하지 않을지는 아직 모른다고 요양원 사무국장이 말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소급적용은 안될 것 같습니다.


빨간 공휴일이 그리워집니다. 예전에는 빨간 날이 반가웠는데 지금은 무덤덤합니다. 힘든 일을 하다가 맞이하는 쉬는 날은 꿈같이 달콤합니다. 일이 힘들수록 휴식이 그리워지는 법인가봅니다. 힘든 일이지만 이 일을 사랑합니다. 노인들을 돌보는 일은 소중하니까요.


도종환 시인은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롭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서

‘사랑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부분만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은 곳까지도, 마음에 드는 구석만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까지도 말입니다. 행복한 시간만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시간까지도 함께 사랑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정작 쉬는 날보다는 내일 쉰다는 희망이 가지고 출근하는 날은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쉬는 날은 도서관에 앉아 있는 게 고작이자만 쉰다는 게 좋습니다. 나만의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건 정말 소중합니다.

금년 5월이 지나면 연차를 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 더 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입니다. 그 희망이 나에겐 소중합니다. 연차를 모아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찾아서 떠나렵니다. 그게 내가 일하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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