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기술》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나이는 모습이 변한다. 아름답게 변하는 사람이 있고, 추하게 변하는 사람이 있다. 늙어가면서 오래된 술처럼 향기를 내는 사람이 있고, 악취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늙은이만 나이를 먹는 건 아니다. 젊은이들도 나이를 먹고 있다. 늙은이를 가리키며 손가락질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늙은이는 젊어봤지만 젊은이는 늙어보지 못했다. 때문에 늙은이는 젊은이를 이해하지만 젊은이는 늙은이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기술이란 무엇인가에 희망을 유지하는 기술일 것으로 짐작이 간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에, 우선 우리들은 늙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자연의 모습으로 묘사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23
예화를 들어가며 비문명과 문명에서도 노인에 대한 생각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아프리카를 여행한 어떤 사람은, 한 추장이 벌벌 떨면서 금세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목소리로 “나에게 머리칼을 염색하는 물감을 좀 주십시오. 머리칼 희어진 것이 알려지면 나는 죽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남반구의 어느 군도에 사는 민족 사이에는 일가친척이 노인을 야자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해서 나무를 흔들어댄다. 아직 나무를 붙들고 매달릴 수 있는 힘이 있는 자는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만약 나무에서 떨어진다면 그 노인은 재판에 회부되어 동시에 형(刑)의 집행도 끝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잔혹한 방법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들의 세계에도 야자나무는 있다. 정치가, 작가, 배우는 연설, 강연, 출연 따위의 테스트를 받은 뒤에 갑자기 세상으로부터 “이제 저 사람은 틀렸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대개의 경우 그것은 죽음의 선고와 다름없다. 왜냐하면 은퇴하면 생활은 비참하게 되고 실의(失意)는 병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27
하지만 늙어서도 활발한 활동을 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볼테르는 65세에 《캉디스》를 썼고, 빅토르 유고는 만년에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시를 창작했으며, 괴테도 《파우스트》 제2부의 훌륭한 종장을 만년에 썼다. 바그너는 69세 때 《파르지팔》을 완성했다. 현대의 예로는 71세의 폴 크로딜이 25세 때 작품 《마리아를 향한 고백》을 말년에 전부 다시 썼던 적이 있다. 37
나이 먹는 기술은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 기술이란 고통이나 질병과 싸우는 기술이며 또한 그러한 고통을 당하거나 병에 걸리지 않고 우리들 인생의 마지막 장을 행복한 시기로 끝내는 일이다. 51
노인이라고 반드시 고독한 것은 아니다.
노인은 반드시 고독하게 된다는 것 역시 진실이 아니다. 수전노로서 자기의 일만을 생각하고 뽐내고 바보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노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자기 속에 있는 노인 특유의 결점을 깨닫고 그것과 싸우며 재빨리 그 나쁜 싹을 잘라버리는 현명한 노인, 그리고 호기 있고 겸허하고 게다다 친절한 일을 하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노인에게는 젊은이들의 우정을 느끼고 그 경험을 배우려고 가까이 오는 법이다. 노인에게 어려운 문제는 자기의 경험을 어떤 방법으로 청년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이다. 66
노인들에게 위대한 일은?
위대한 일은 힘이나 민첩한 육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언, 권위, 성숙한 지혜에 의해서 성취할 수 있다. 노인은 그러한 것을 잃어버리기는커녕 거꾸로 보다 풍부하게 몸에 지니고 있다. 73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능숙하게 죽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죽음이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믿는 에피쿠스학파적인 방법이고, 또 하나는 죽음이야 말로 모든 것이라고 믿는 기독교적인 방법이다. 87
《나이 드는 기술》 (앙드레 모루아, 정소성 옮김, 나무생각, 2002, 20180310)
나이가 드는 중년이후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책의 중요 포인트는 건강, 유머, 재충전, 자기 성찰, 목표설정, 노인의 품격, 죽음에 대하여 풍부한 자료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