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웨일북, 2017, 20180329)
《지적대화를 위한 얕고 넓은 지식》으로 알려진 채사장이다. 이름이 사장이라 본명이 아닌 줄 알았는데 본명이다. 작가는 인문학을 쉽게 설명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다. 팟빵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모든 인간은 관계에서 출발한다. 어려서는 엄마와의 관계가 인생의 전부이다.
커서 연애를 할 때는 연인과의 관계에 세계가 있다.
‘모든 관계는 내 안에서 별을 이룬다.’
만약 내가 짐승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면
너는 그들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다.
너는 네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파괴한다.
만약 네가 짐승들에게 말을 건다면
짐승들도 너에게 말을 걸 것이다.
그러면 서로를 알아가게 될 것이다. 5
만남은 나의 둥근 세계가 일부에 상대가 침투해 무너지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다. 이것을 감내하지 않으면 관계를 이룰 수 없다.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平)horizon‘이다. 지평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 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즉, 지평은 나의 범위인 동시에 세계의 범위다. 우리는 각자의 지평에서 산다.
그러므로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만남에 가깝다.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으로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33-4
별을 얻으려면 별 모양의 책이 아니라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한다.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비로소 유용한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박웅현씨는 유명한 독서광이다. 광고의 모티브를 인문학에서 찾는다. 대학을 가기 위해 입시에 매달리기보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인생에서 더 유익할 것이다. 길게 보면 이런 인생이 성공한다.
“별 모양의 지식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별 모양의 지식이 담겨진 책을 읽으면 될까요? 한 번에 읽으면 안 될 것 같으니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는 거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별이라는 지식을 얻을 수 없어요. 지식은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책을 펴야 해요. 삼각형이 그려진 책, 사각형이 그려진 책, 원이 그려진 책, 이런 책들을 다양하게 읽었을 때, 삼각형과 사각형과 원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비로소 별을 만드는 것입니다.”19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인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은 좋게 보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란 무엇인가? 그것은 빛이다. 그리고 빛은 관조자의 특성이다.’
반대로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나란 무엇인가? 그것은 관조자다. 그리고 관조자의 특성은 빛이다.’
세계와 자아에 대한 질문, 두 질문은 같은 것으로 본다. 그것은 관조자에 대한 물음이고, 결국 궁극적인 연결고리로서의 빛의 문제로 이어진다. 세계는 빛이고 빛은 나의 특성이다. ‘세계’와 ‘자아’와 ‘빛’은 동일한 현상의 다른 표현이다. 이것들은 자아의 울타리 안에서 광활하게 펼쳐진다.
내 앞에 펼쳐진 빛으로의 세계가 곧 나 자신이라는 진실, 이 심오한 진리를 표현하기 위해 서구철학은 이를 ‘현상(現像)이라고 부르고, 고대 인도에서는 이를 ’마야Maya’라고 부르며, 불교에서는 이를 ‘색(色)’이라고 말한다. 240
이 책을 읽음으로써 세상을 보는 눈이 새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