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라》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라》 (구본형, 휴머니스트, 2008, 20180414)
변화경영 전문가 구본형이 쓴 40대의 자서전이다. 인생 중반을 돌아보고, 나머지 인생을 반추(班騶)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10년 단위로 생각해보면 인생의 깊이가 달라질 것 같다. 저자는 열정적으로 인생을 살았다. 생전에 많은 곳에서 강연을 하고 변화경영연구소를 통해 후학을 양성했다.
필요의 원칙
어느 조직도 필요한 사람은 떠나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 일수록 잡아두고 싶은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이것이 ‘필요의 원칙’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처신에 특별한 공유점이 있다. 온갖 종류의 구조 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적절함의 특징은 폐쇄회로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특별히 친한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열린 관계가 유지되도록 적과 동지 사이의 제3의 꼭짓점을 찾아내어 그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셋째, 늘 학습한다.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전문성이 자격증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식은 변하고 경험은 늘 다르게 적용된다. 자신의 소질을 이해하고 잠재력을 계발한다. 겸손하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애정 없이는 자신을 불태울 수 없다. 어떤 분야도 불사르지 않고서는 핵심에 다가갈 수 없다.
넷째,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또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단추를 끼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요한 사람들은 떠남을 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떠남으로써 남겨진 조직의 힘이 격감되는 사람들 ---- 그들이 바로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니체는 가장 위험한 조직원은 ‘그의 이탈로 조직 자체가 파괴되는 조직원’이라고 불렀다. 79-80
걸어 온 길과 걸어갈 길을 알면 나를 찾을 수 있다.
걸어온 것에도 길은 없고
걸어야 할 것에도 길은 없다.
그렇지만
걸어온 것과 걸어야 할 것 없이는
길 또한 없다. - 나카르주나(대승불교의 스님)
행복해지는 법
맑은 날 들판을 산책하듯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어려운 일을 당해서 그 일의 밝은 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과거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과일과 채소, 그리고 여러 곡물이 섞인 밥을 먹고 하루에 30분씩 운동하고 한 시간씩 햇볕을 쪼일 수 있다면 행복하다. 무엇인가를 할 때 다른 것을 계획하지 않고, 어떤 것을 계획할 때 다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몰입된 순간순간을 살 수 있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이란 결국 왜곡된 거울에 불과하다. 늘 자신에게 비추어 자신을 발견하려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일 년에 한 번쯤 흔들의자에 앉아 마치 다 산 것처럼 인생을 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이루고 싶었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찾아지면 인생은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길을 갈 것이니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사소한 일이 주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인생의 대부분은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자신을 용서하고 동정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증오로부터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많이 얻으면 그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베풀 수 있는 만큼 행복하다. 베풂은 씨앗 같은 것이라 주위에 뿌리면 수많은 결실과 함께 되돌아온다. 더 많은 씨앗을 얻게 된다.
바람이 조금 있는 아름다운 날에는 밝은 햇빛 속을 반바지차림에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산책하고, 우울한 날에는 집 안에서 그 기분에 어울리는 좋은 책 한 권을 볼 수 있다면 인생은 이미 행복하다. 이때 돈이란 밥 먹고 난 후 아이스크림 한 개, 또는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실 만큼 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
아, 내가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은 세월이 지나면 희미해질 내 삶의 발자국이고, 내가 가지고 가는 것은 꿈과 추억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객관적인 삶의 의미란 없다. 나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삶, 이 유일무이한 구체성이 바로 내 삶이고, 따라서 그 의미 역시 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것이다. 221-222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화란 불행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223
좋은 스승이란 , 친구와 같은 스승이고, 스승을 넘어서는 사람이다.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스승을 욕보이게 하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허물을 벗을 줄 모르는 뱀은 죽어버린다. 생각을 바꿀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인간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정신들은 이미 정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275-7
모든 변화는 하루를 바꾸는 데 있다. 하루를 바꾸지 못한다면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한다.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만일 하루를 춤추듯이 보낼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매일 그럴 수 있으면 자신의 행복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는 끝없는 여정이다. (---)
‘새로운 장르의 일상적 삶을 창조하는 것‘,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실천적 개혁이고 혁명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으려면, 내가 새로운 일상을 하나 만들어냈다는 사실 때문이어야 한다. 그 새로운 일상이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때, 내 삶은 그들에게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284
성공한 사람들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 모두 당사자의 몫이다.
내 언어로 고쳐 쓴 쪽지에는 성공에 대해 이렇게 쓰여 있었다.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서 칭송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 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 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312
저자는 새벽 두 시간을 글을 썼다. 그것이 성공의 밑거름이었다고 말한다.
“너 자신을 위해서 하루에 두 시간을 서라. 그 두 시간 동안 온전히 너 자신을 위해 집중하라. 10권의 책을 너의 이론으로 정리하고, 10명의 사우를 만들어라. 너의 책을 써라. 무엇을 알기 때문에 책을 쓰는 것이 아니다. 모르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쓴다는 것은 배우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책을 통해 지금의 너를 구원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을 구원하라. 10년 후 너의 생업이 되게 하라.“ 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