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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 한 줄

'철학적 논고'와 '철학적 탐구'의 차이

《철학적 탐구》

by 마음 자서전

《철학적 탐구, 만화》 (김면수 글, 이남고 그림, 주니어 김영사, 2009, 20180520)

비트겐슈타인의 책은 논고와 탐구로 나뉜다. 그는 논고를 쓰고 나서 논고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런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탐구를 썼다. 탐구는 그의 생전에 출간되지 못했다. 탐구는 언어의 본질과 그림이론, 게임이론이 주목할 단어들이다.

철학의 본질은 질문하는데 있다. 언어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실도 질문하라고 말한다.

‘언어는 철학의 핵심이자 주제이다.‘

위 문장을 이 책을 대표하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는 생각의 시작이며 끝이며,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 중요한 문장을 발췌했다.

346c7962236cb62fdfc60ba0a1d20c59.jpg 비트겐슈타인 기념우표

새로운 관점에서 일상 언어를 살펴본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획일적인 법칙을 갖는 것이 아니라 무수하게 다양한 양상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즉 한 언어는 어떤 대상이나 사실을 그려 주면서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서 사용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에게 “나 배고파”라는 말을 했다고 해 보자. 《논리철학 논고》에서 라면 ‘나 배고파’란 언어는 ‘나’는 현재 배고픔이란 상태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그렸다고 설명할 거야. 하지만 《철학적 탐구》에서 비트겐슈타인이라면 그건 굉장히 웃기는 설명이라고 말할 거야.

‘나 배고파’라는 말은 엄마에게 “빨리 밥을 줘”라고 요청하는 말일 뿐, ‘나’가 현재 느끼는 배고픔 상태를 지시해 보여 주는데 사용되지 않는다고 말할 테니까 말이다. 여기가 중요한 것은 그 말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되었느냐는 것이다. 즉 언어는 그 쓰임이 중요하다. 23-4


비트겐슈타인은 우리의 언어가 세계를 서술할 수 있는 근거, 즉 언어가 가능할 수 있는 근거를 해명하고 밝히려고 했지, 칸트에게 그것이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인식 틀이라면 비트겐슈타인에게 언어의 기능 근거는 바로 ‘논리적 형식’이다.

언어는 어떻게 세계를 담아낼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언어의 세계가 서로 공통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 형식이 바로 논리적 형식이란 것이다. 그러면 언어가 세계를 그린다는 ‘그림이론’은 언어가 세계의 논리적 형식을 따라 그린다는 것이 되겠다. 79-80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의 언어는 세계를 어떻게 반영하는가?’였다. 우리의 언어가 세계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알 때, 우리는 세계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세계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철학자들은 그런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진리는 무엇인가?’, ‘존재란 무엇인가?’와 같은 거창한 물음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은 그런 질문들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우리가 과연 그런 질문을 어떻게 던질 수 있는가?’라는 거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기존의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을 다음과 같이 고쳐서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진리는 무엇인가?”는 우리가 “진리는 무엇인가? 라고 물을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여기서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세계를 반영한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이다.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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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철학의 문제는 언어의 문제라는 것, 철학은 언어 비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96


비트겐슈타인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언어의 중요성을 인식한 언어적 전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그럼 그림과 그림이 묘사하는 실재 사건이 서로 공유하는 ‘그 무엇’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비트겐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림과 그림이 묘사하는 것이 서로 공유하는 것은 ‘논리적 형식’이라는 것이다. 어떤 형태의 것이든 모든 그림이 실재를 재현하기 위해서 실재와 공유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은 논리적 형식, 즉 실재의 형식이다. 그것은 마치 악보와 그 악보를 연주하는 소리 사이에 존재하며 서로 공유하는 그 무엇과 같은 것이다.

음반, 악상, 악보, 음파는 모두 언어와 세계 간에 성립하는 것과 동일한 내적 묘사관계를 가졌다. 그들은 모두 공통된 논리적 계획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101-2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를 오선지에 음표를 쓰고 그 악보를 피아니스트가 연주했다면 베토벤은 실재 음향을 상상하며 오선지에 음향을 그린 것이고, 피아니스트는 그 악보라는 그림을 보고 실재 음향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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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 :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언어도 규칙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앞으로 반복해서 여러분의 관심을 내가 언어 게임들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환기시킬 것이다. 언어 게임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고도로 복잡화된 일상의 언어보다 단순한 기호들을 사용하는 방식들이다. 언어 게임들은 그것들과 더불어 어린아이가 단어들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그러한 언어의 형태들이다. 언어 게임의 연구는 원초적 형태의 언어 또는 원초적 언어들의 연구이다. 163


언어라는 것을 비트겐슈타인은 두 명 이상의 사람이 서로 정해 놓은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하나의 게임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166


건축주가 벽돌공에게 “벽돌을 가져와“, ”이리로 가져와.“, ”저리로 세 개를 가져와.“라는 언어 게임과, 학교에서 선생님이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는 언어 게임, 시장에서 손님과 주인이 흥정하는 언어게임, 경찰의 신호에 따라 차들이 움직이는 게임과 같이 말이나 글이 아닌 기호들로 이루어지는 언어 게임들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서 모든 활동들은 이렇게 언어 게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다.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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