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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 한 줄

교회에 문제점은 없는가?

《권력과 교회》 ,

by 마음 자서전

《권력과 교회》 (김진호 지음, 강남순, 박노자, 한홍구, 김응교 대담, 창비, 2018, 20180616)

한국의 진보적인 학자들이 보는 교회의 모습이다. 강남순은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이다. 《한국일보》, 《시사IN》 둥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언론과 권력>의 후속편이기도 하다.

한홍구, 박노자, 김응교, 김진호는 교회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교수, 목사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중요한 문장을 발췌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에서는 교회 세습을 정의할 때 ‘부자세습’이나 ‘사위세습’ 등 가족주의적 세습에만 초점을 두었지만, 저는 ‘권력세습’이라는 말로 다시 표현하고 싶다. 19


한국교회에서 가장 염려되는 것은 ‘성직자 중심주의’예요. 목회자가 철저하게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이러한 형태는 세계적으로 봐도 굉장히 드물어요. 성직자중심주의가 재정적 불투명성을 강화하고, 또 대형교회일수록 이 문제가 심화됩니다. 이른바 재정권력이 목사의 권력 및 성직자중심주의와 맞물려서, 목사가 CEO처럼 되는 거죠. 25


2017년 3월 사단법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종교 신뢰도 조사를 한 결과, 개신교가 5점 만점에 2.55점으로 꼴찌를 했어요. 지난 10여 년 동안 거의 비슷한 비율로 꼴찌에요. ---

교회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첫 번째 요인으로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재정 불투명성 문제가 꼽힌 것이죠. 이미 시민사회는 교회의 불투명한 재정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요. 41


한국은 노동자로 살기가 대단히 어려운 나라인데, 그나마 노동자들에게 현실도피의 창구가 되는 것이 종교라고 봅니다. 각종 종교가 피곤한 노동자들을 종교시장에 끌어들이려 하죠. 76- 박노자


박노자 : 한국교회에는 근본주의적이다 싶은 자유주의와 본질적으로 다른 강경보수의 요소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세속을 등지거나 성토하기보다 ‘부자교회’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자 스스로 착취를 감수하고 열심히 자기를 갈아 넣어야 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피곤한 사람에게 과로사할 때까지, 쓰러질 때까지 열심히 일하라고 밀어붙이는 메시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87


박노자 : 노르웨이의 교회 출석률은 평상시 4%정도입니다. --- 이미 종교는 개인화되어 있습니다. 종교란 특정 요일, 특정 공간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죠. 예를 들어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할 때 인도 음악을 틀어놓고 요가를 하고, 달라이라마 책을 읽는 정도가 종교 활동이에요. 각자 자기에 맞추는 것이죠.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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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 기독교를 상당히 고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예수나 바울이 그랬듯이 초기 기독교 운동이 뚜렷한 민중성을 갖고 있었고, 민중해방 활동에 적극적이었다는 데 있지요. 오늘날 유럽의 좌파 사상가들 모두 기독교의 원류가 이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요.

후기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한 정서적 부분 가운에 하나는, 무엇이든 다 시장화된다는 점입니다. 영혼도 시장화되고요. 인간이라면 자기 노동시간뿐 아니라 심리상태까지 팔아야 하는 것이 후기 자본주의예요. 124-5

김응교 : 예수가 강조해 말한 적 없는 십일조를 마치 면죄부인 양 위협하며 걷어요. 성경 내용을 부분적으로 절취하고 또 이를 왜곡해 사람들을 세뇌해서 거의 사기에 가까운 행동을 해온 것, 이것이 분노의 목회라고 할 수 있죠. 더 정확히 말하면 ‘분노와 복의 목회’라고 할 수 있어요. 바깥으로는 적을 만들고, 분노하게 하고 안으로는 복이라는 개념을 왜곡해 신자들이 목사의 종이 되게 하는 구조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207


김진호 : 반지성주의는 지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지성에 대한 믿음의 붕괴를 의미하잖아요. 1980년대는 지성에 대한 믿음이 과하게 존재했죠. 세계가 바뀌리라는 믿음이 있었고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기획을 신뢰하지 않아요. 지금은 미래를 변화시킬 기획이나 프로그램보다 특정 인물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저는 그 점이 불길한 조짐으로 느껴집니다. ----

김진호 : 한국 개신교의 신뢰도가 너무 낮아서 매년 3대 종교 중 꼴찌이고, 가장 높은 가톨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아요. 2015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개신교가 신자 수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종교에 대한 신뢰도는 최하위였습니다.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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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김교신(金敎臣), 장기려(張起呂), 장준하(張俊河), 윤동주, 전태일 등이 자기 자신을 교회, 즉 성소로 생각하던 종교개혁가들의 소명을 따랐어요. 그런데 이 나라의 개신교와 사회를 중세로 환원시키려 한 목사들이 주도권을 갖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국가조찬기도회라는 권력형 이벤트를 만들어 권력에 아첨했죠. 한기총에 모였고,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는 국정농단 세력과 태극기부대와 결합해 사회를 부패시키는 역할을 했죠. 195

김응교 : 성경에서 말하는 권위는 ‘억압적 권위inhibiting authority’가 아니라 ‘합리적 권위rational authority인데, 이들은 점점 억압적 권위를 행사하는 것 같아요. 마태복음23장 8절에서 예수는 ’스스로 선생 노릇 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죠. 이제는 선생 노릇정도가 아니라 교회의 결이 보스적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어요. 206


한국인의 무의식에 샤머니즘이 있고, 샤머니즘을 배경으로 하여 기독교를 받아들였다는 연구가 있어요. (유동식 연세대 명예교수 교회 시스템이 순복음적으로 될 수 있었던 바탕에 샤머니즘이라는 그릇이 있었다고 말한다. 《한국묵회 역사와 구조》(연세대학교출판부), 《한국종교와 기독교》(대한기독교서회)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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