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줄

비판적 성찰의 일상화

《배움에 관하여》

by 마음 자서전


《배움에 관하여》 (강남순, 동녘, 2017, 20180714)



진정한 배움이란 ‘변혁적 배움transformative learning이다. 변혁적 배움은 ’나‘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일상화된 비판적 성찰의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한 사건이다. 9



프라하에서 예수나 기독교 상인들은 철저히 상업화되고 박제화되어 있다. 프라하의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카를교 근처에 있는 관광정보센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십자가 위 예수의 모습과 마주하며 나는 아득한 느낌을 받았다. 예수와 전혀 상관없는 예수가 다양한 방식으로 상업화되고 박제화됨으로써 “예수가 부제한”공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53




왜 ‘쓰기‘를 하는가.

읽기와 마찬가지로 ‘쓰기’란 정황적이며 자서전적이라는 두 가지의 요소를 지닌다. ----

쓰기에 대한 갈망은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자신과 대화를 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자서전적이다. 각기 다른 주제의 글쓰기란 각기 다른 ‘나’들이 호명되는 과정이다.


I write to give meaning to my life

나는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쓰기를 한다.


My meaning in life is bound up with my writing

내 삶의 의미는 나의 쓰기와 굳건히 연결되어 있다.


I write my meaning

나는 나의 의미를 쓴다.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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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사랑love는 명사이기도 하면서 동사이기도 하다. 즉, 사랑은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는 가치를 담고 있는 심오한, 그래서 추상적일 수 있는 ‘명사적 개념’이면서도 구체적 행동을 예시하는 ‘동사의 개념’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의 구체적 삶 속에서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것’ 또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한 개인에게 삶의 에너지를 주고, 살아감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강력한 그 어떤 것이 또 있을까, 103


‘나 자신도 모르는 나’ 또는 ‘나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나’, 이 무수한 ‘나’들을 가만히 대면하고 있다. 118

‘지금’별로 커다란 의미를 못 느끼는 것들의 의미를 ‘나중에’ 깨닫게 되는 경우가 이 삶에 참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21


자기 자신과의 관계의 정원

관계망들이 복잡해지면 질수록 가장 중요한, 모든 관계의 가장 근원이 되는 관계가 무엇인지는 종종 망각한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

모든 관계는 무수한 다층적 의도에 의하여 위로가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하고, 파괴적인 것이 되기도 하고, 아름답게 성숙하기도 한다. 이런 관계의 특성이 오로지 타자들과의 관계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자동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오해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포함한 그 어느 관계도 저절로 형성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나’와 ‘또 다른 나’가 끊임없이 대화해야 성립한다.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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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의 관계의 정원을 가꾸어내는 일, 이것은 사실상 다양한 관계의 정원들을 가꾸어내는 데에 소중한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139


“위험한 사상은 없다. 사유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There are no dangerous thoughts. Thinking itself is dangerous“여기에서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사유란 비판적 사유를 의미하며, 위험한 것이란 기존 권력의 중심부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유는 자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물음표를 던짐으로써 절대적 권위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촉구하게 되기에 위험하다.

나는 예상하지 않았던 해프닝을 경험하면서, 소위 한국 개신교가 ‘개독교’라는 별명까지 들으면서 혐오를 진리로 왜곡하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는 일그러진 종교의 모습을 아프게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141


noname01.bmp 강남순 교수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강남순 교수, 독일, 미국으로 유학.

한국, 영국의 대학에서 강의, 2006년부터 현 학교에서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 철학, 신학적 담론을 강의한다. 임마누엘 칸트,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등의 사상과 연계하여 코즈모폴리턴 권리, 정의, 환대, 사랑의 문제에 학문적, 실천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국제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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